이창용 "물가 확신까지 인내심 갖고 현재 긴축 충분히 유지"
  • 일시 : 2024-06-12 10:00:07
  • 이창용 "물가 확신까지 인내심 갖고 현재 긴축 충분히 유지"

    "섣부른 완화기조로 선회 후 물가 불안해지면 정책비용 훨씬 커

    "너무 늦은 전환은 내수 약화…상충관계 고려한 섬세한 판단 필요"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물가가 목표에 수렴할 것이란 확신을 가질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섣부르게 완화 기조로 선회한 이후 물가가 다시 불안해질 경우의 정책 비용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다만 너무 늦은 통화정책의 전환은 내수 약화 등의 문제가 있는 만큼 섬세하고 균형 있는 판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총재는 12일 한은 창립 74주년 기념사에서 "지금도 고물가·고금리로 인해 여러 경제주체가 겪고 있는 고통이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물가가 제대로 안정되지 않으면 실질소득의 감소, 높은 생활물가 등으로 취약계층의 어려움은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섣부른 완화 기조로의 선회 이후 인플레가 재차 불안해져 다시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그때 감수해야 할 정책비용은 훨씬 더 클 것"이라면서 "따라서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현재의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물론 너무 늦게 정책기조를 전환할 경우 내수 회복세 약화와 더불어 연체율 상승세 지속 등으로 인한 시장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도 "반대로 너무 일찍 정책기조를 전환할 경우에는 물가상승률의 둔화 속도가 늦어지고 환율변동성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러한 상충관계를 고려한 섬세하고 균형 있는 판단이 필요하다"면서 "로마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정책 결정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내세운 '천천히 서두름(Festina Lente)'의 원칙을 되새겨볼 때"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경제 회복세가 당초 우려보다 나아진 모습을 보여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이러한 성장지표 뒤에는 수출과 내수의 회복세 차이가 완연하고 내수 부문별로도 체감 온도가 상이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물가상승률도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는 있지만 예상보다 양호한 성장세, 주요국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에 따른 환율 변동성 확대 등으로 물가의 상방 위험이 커진 데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 총재는 또 "인플레와의 싸움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다고 하더라도 높은 물가수준은 계속해서 생계비 부담으로 남아있을 것이며, 이는 통화정책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면서 "주요국 대비 높은 의식주 비용을 낮추기 위해 공급채널을 다양화하고 유통구조를 개선하는 등 근본적 해결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해서도 이 총재는 "최근 국민계정 기준년 개편으로 명목 GDP가 상향 수정됨에 따라 부채 비율이 낮아졌습니다만 여전히 우리 경제의 위험 요인임에 변함이 없는 만큼 하향 안정화를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총재는 향후 3개월 시계로 제시하고 있는 위원별 금리 전망에 관해 효과 및 장단점을 논의해 개선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위험지표금리(KOFR) 상품 활성화에도 힘을 실을 방침이다.

    이 총재는 "단기금융시장에서 거래량이 현저히 줄어들어 더 이상 지표금리로서 대표성이 없음에도 여전히 CD금리가 관행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면서 "실거래 기반의 KOFR를 준거로 하는 금융상품 거래를 장려해 통화정책 파급경로의 유효성을 제고하고 관련 파생상품시장의 활성화에도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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