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 금리 인하하면 환율은…한은 의사록에서 본 힌트
  • 일시 : 2024-06-17 09:12:14
  • 선제 금리 인하하면 환율은…한은 의사록에서 본 힌트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일부 위원들은 한국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먼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달러-원 환율의 변동성 확대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한국은행은 글로벌 위험 선호 심리가 높은 상황에서 금리인하가 이루어질 경우 달러-원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봤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금통위 회의에서 한 위원은 "만약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먼저 정책금리를 인하할 경우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이 우려스럽다"라며 "최근 스웨덴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하고 향후 추가 금리 인하를 시사했음에도 불구하고 크로나화가 강세를 보인 이유"에 대해 질의했다.

    다른 위원도 한국이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이로 인해 달러-원 환율이 크게 변동할 수 있다는 우려를 언급했다.

    이에 대해 한은은 "크로나화가 달러 대비 강세를 보였으나 유로화나 파운드화에 비해 절상 폭이 작았다"라며 "금리 인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라고 답변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한은) 금리인하가 달러-원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 선호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라며 "위험 선호 심리가 높은 상황에서 금리인하가 이루어질 경우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과거 사례를 보면 달러-원 환율은 개별 국가의 금리 변동보다는 글로벌 위험 선호도 등 전반적인 국제금융 여건에 주로 영향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금리와 환율 간 장기적인 일대일 관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한은은 우리나라의 중립금리가 미국보다 낮은 상태가 유지될 경우 달러-원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는 한 위원의 질문에 "일본은 2000년 이후 중립금리가 지속해 미국보다 낮았음에도 강세를 보인 기간이 있다"라고 답변했다.

    일본은 1999년 이후 0% 기준금리를 유지해왔지만, 엔화는 2002년 이후 강세를 나타냈으며 2011년에는 달러-엔 환율이 75엔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지난 7일 연준보다 앞서 금리를 인하했지만, 유로화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오히려 금리 인하가 '매파적 인하'로 해석되며 유로화는 강세를 나타냈다.

    한편 일부 위원은 향후 원화의 절상 리스크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한 위원은 "과거에는 외채에 대한 디폴트 리스크로 인해 환율의 기대 분포가 오른쪽 치우친 비대칭 형태였다면 현재는 리스크가 거의 없어 보이는 만큼 환율 분포가 대칭적일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 기준금리 인하를 앞둔 상황이기 때문에 원화의 평가절하 가능성에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하지만 앞으로는 절상 및 절하 리스크를 모두 염두에 두고 외환시장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선제 금리 인하가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는 있으나 그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유로화는 국제 통화이기 때문에 선제 인하에도 환율 변동이 크지 않았다"라며 "원화는 그렇지 않아 선제 금리 인하 시 환율 변동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한 번의 금리 인하 정도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현재도 한미 금리가 역전돼있기는 하지만 외인 자본이 유출되진 않고 있다"라며 금리 역전 폭 확대로 인한 자금 유출은 우려 사항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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