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혁의 투자] 금리 인하는 호재일 수 없다
  • 일시 : 2024-06-27 09:54:17
  • [이종혁의 투자] 금리 인하는 호재일 수 없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금융시장의 대부분 참가자는 금리 인하가 그동안 조였던 시중 유동성을 푸는 효과가 있는 만큼 호재라고 여긴다. 고금리 대출을 짊어진 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덜어져 소비가 늘어날 수 있는 데다 부동산 시장도 활기를 찾을 수 있고, 기업들도 고금리 자금 조달에서 오는 고통을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이미 미국이나 국내 채권시장 모두 연내 한두 차례 정도의 금리 인하는 반영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 선도금리계약(forward rate agreements) 기준금리 예측모델(4540 화면)을 보면 현재 시장은 연내 2번의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하며, 내년 1분기까지는 3회까지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금리 인하를 초래할 배경이 과연 기분 좋은 소식일지는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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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대통령실과 여당 지도부가 금리 인하 여건이 완성되고 있다고 언급해, 시장의 인하 기대를 더 강화하는 역할을 했다. 물가만 보면 전제 조건은 충족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6개 기조적 물가 지표의 평균치가 2022년 중반에 4%대 중반이던 수준이 지난달 2.2%로 내렸다며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하반기 중에 2.5%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 여파로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최근 3.231%를 기록하면서 최저치를 기록했다. 해외은행인 씨티는 한은의 8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보기도 한다. 물가가 목표치 2% 부근으로 하향 안정된다는 확신이 있다면 경제 성장에 제약적인 금리 높이를 낮추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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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리 인하의 발목을 잡는 요인도 적지 않다. 제일 큰 변수는 환율이다. 금리 인하가 원화 약세의 방아쇠를 당긴다면 그 자체가 수입 물가를 높여 물가 안정에 위험 요소가 되기도 하며, 자본 이동에 대한 우려도 낳을 수도 있다. 다만 최근 한미 금리차가 오래 벌어졌음에도 그동안 자본이 유출됐다고 할만한 징후는 없었다. 또 다른 요인은 중앙은행의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에 비해 실제 대출금리가 매우 낮아,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는 점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의 지난 21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2.940∼5.445% 수준이다. 5월 초와 비교해 상단이 0.423%포인트, 하단이 0.540%포인트나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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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정부는 오래전부터 준비해오던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시행을 돌연 두 달 연기하기로 발표했다. 서민과 자영업자를 지원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연착륙을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가계 부채 우려에도 이렇게 결정할 수밖에 없는 배경은 회복세를 보이는 수출과 달리 내수 침체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내수 부진을 이유로 한은이 내년 말까지 25bp씩 다섯차례나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 인하 자체는 낙관적인 상황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태생이 비관적일 수 밖에 없다. 갑작스럽게 국회 본회의 개최 결정으로 미뤄졌지만 27일 여당은 민생경제안정특별위원회 회의에 한은 부총재를 참석시킬 계획이었다. 인하가 호재라는 단순한 결론은 재고해야 한다. (취재보도본부 금융시장부장)

    liber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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