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6개월 최상목…'성장률 반등·2%대 물가' 거시안정 성과
'내수부진·高체감물가'는 과제…역동경제·구조개혁 추진
PF 연착륙·외환시장 안정 국제공조 호평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박준형 기자 =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오는 29일로 취임 6개월을 맞는다.
반년간 경제사령탑을 맡으면서 경기 회복과 물가 둔화 등 거시경제 안정에는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중장기적 구조개혁 과제를 담은 역동경제 로드맵을 만들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고환율 등 잠재 리스크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점도 성과로 꼽힌다.
다만, 수출에 비해 내수 회복 속도가 여전히 더디고 체감 물가가 높은 만큼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성장률·물가 등 거시경제 성적표는 양호
28일 기재부에 따르면 최 부총리가 이끄는 윤석열 정부 2기 경제팀은 오는 29일 출범한 지 6개월이 된다.
최 부총리가 취임할 당시만 해도 경제팀이 맞닥뜨린 거시경제 성적표는 썩 좋지 않았다.
작년 경제 성장률은 1.4%에 그쳐 저성장 기조가 고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소비자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연간 물가 상승률은 3.6%까지 치솟았다.
최 부총리가 취임 이후 경기 반등과 물가 안정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세제, 재정 등 가용 수단을 총동원한 것도 이런 녹록지 않은 경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였다.
지난 6개월 동안 거시경제 안정에 총력을 다한 결과, 지표상으로는 양호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수출은 반도체·자동차 등 주력 품목을 중심으로 지난달까지 8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번 달 들어서도 20일까지 수출액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8.5% 늘어 월간 수출은 9개월 연속 플러스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 호조에 힘입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3%로 반등했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2.5~2.6%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물가 상승률은 올해 2월과 3월 3.1%를 찍은 뒤 점차 둔화하는 추세다.
지난 4월(2.9%)과 5월(2.7%)에 이어 6월에도 물가 상승률은 2%대 후반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역동경제 내세워 구조개혁 시동…금융시장 대응도 호평
최 부총리가 취임과 함께 역동경제란 중장기적 비전을 제시한 것도 전임 부총리들과 차별화되는 포인트다.
역동경제는 최 부총리가 취임 일성으로 내세운 키워드로, 잠재성장률이 떨어지는 구조적인 원인에 초점을 맞춰 경제 역동성을 살리자는 취지다.
정부는 역동경제 로드맵 발표에 앞서 사회 이동성 개선 방안과 기업 성장사다리 구축 방안을 공개한 바 있다.
향후 3년간 실천 과제와 지향점을 담은 역동경제 로드맵은 내달 초 하반기 경제정책방향과 함께 발표할 예정이다.
경제·금융 컨트롤타워로서 잠재 리스크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것도 최 부총리의 성과 중 하나다.
최 부총리는 추경호 전 부총리 시절부터 경제·금융·통화당국 간 최고위급 협의체로 자리를 잡은 'F4 회의'를 수시로 열어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을 점검해왔다.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부동산 PF 연착륙 대책은 경제·금융수장들의 치열한 고민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글로벌 강달러 흐름 속에서 원화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할 때마다 환율 안정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것도 금융시장의 호평을 받았다.
최 부총리는 지난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9차 한일 재무장관회의에서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과 양국 통화 가치 하락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공유하고 적절한 조치를 계속 취하기로 했다.
지난 4월 미국 워싱턴 D.C. 면담에 이어 두 달여 만에 한일 재무장관이 공동으로 구두 개입성 발언을 내놓은 것이다.
기재부 내부적으로는 불필요한 업무를 줄이고 역대 최대 규모 과장급 인사, T자형 보직 도입 등을 통해 업무 방식·조직관리를 혁신했다는 평가도 있다.
최 부총리는 만 2세 이하 자녀를 둔 직원들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허용하고 유연근무일인 둘째·넷째 주 금요일에 직원들의 퇴근을 독려하는 등 일·가정 양립에도 큰 관심을 보여왔다.
기재부 관계자는 "최 부총리는 취임 이후 기재부부터 일·가정 양립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며 "가급적이면 주말 근무도 자제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내수 회복 지연…체감물가도 高高
양호한 거시경제 성적표에도 내수 부진과 높은 체감물가는 경제 컨트롤타워인 최 부총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반도체 수출 호황에 힘입어 우리 경제는 어두운 터널을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내수 회복은 여전히 지연되는 모습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경제동향 6월호'에서 "가계와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등 고금리 기조는 내수 부진의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회복세가 가시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더딘 내수 회복과 고금리 상황에 자영업자의 고충도 날로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전일 발표한 '2024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1.52%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었던 지난 2022년 2분기 말에 나타난 연체율 0.50%의 3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상환능력이 부족한 취약차주 수 비중은 자영업자가 12.7%로, 가계(6.4%)의 2배에 달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재부도 소상공인 지원대책에 강구하고 있다.
기재부는 내달 초 자영업자의 채무 부담 완화와 재기를 돕는 맞춤형 지원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 안팎에선 물가도 아직 경계심을 늦출 수 없다는 진단이 나온다.
물가 상승률은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사과, 배, 김 등 농수산물과 식품, 외식 등 서민의 지갑 사정을 괴롭히는 체감물가는 아직 높은 수준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농산물 물가는 1년 전보다 19.0% 올랐으며, 밥상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신선식품지수는 17.3% 상승했다.
올해 1분기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 대비 3.3포인트(p) 상승했지만 외식과 연관된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와 '음식 및 숙박' 항목 지수는 최대 7p 넘게 올랐다.
최 부총리는 지난 26일 경제관계장관회의 모두발언에서 "누적된 고물가·고금리 부담으로 국민들께서 경기 회복을 피부로 느끼시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소상공인의 경우 부채 증가 등 구조적 요인이 더해져 어려움이 큰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경기 회복세를 가속화하고 취약계층 등 민생이 조속히 안정될 수 있도록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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