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통화정책 틀 변화] 외환시장 영향은…"위안화 절하 가능성 작아"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중국이 통화정책을 선진화하면서 위안화 환율 정책에도 변화가 올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자본 유출을 우려해 당장 위안화 절하를 용인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중국, 통화정책 개혁 추진…7일물 금리 주목
8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판공성 중국인민은행(PBOC) 총재는 최근 열린 루지아주이 포럼에서 7일물 RP를 예로 들면서 "인민은행이 단기 운용금리를 통화정책의 기준금리로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사실상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의 역할이 축소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정책과 유사한 방식으로, 중국이 통화정책 체계를 선진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7일물 역RP 금리를 단일 단기 정책금리로 삼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명확히 정의된 단일 단기 정책금리에 고정함으로써 통화정책 전달 경로를 개선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통화정책 개혁이 진전되면 달러-위안 환율이 대외금리차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전망했다.
◇위안화 절하 우려 부상…"가능성은 제한적"
PBOC가 통화정책을 선진화하면서 환율 관리 정책도 시장 친화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위안화의 약세 압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중국 당국이 위안화 절하를 용인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외환시장의 한 전문가는 "중국이 정책금리를 7일물로 바꾸는 것은 통화정책 체계를 선진화하려는 것"이라며 "환율도 시장친화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위안화 절하를 용인할 유인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환율이 급격하게 흔들리면 자본 유출 우려가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판공성 총재도 루지아주이 포럼 기조연설에서 "환율 결정에 있어서 시장의 역할을 중시하고 환율 탄력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환율의 오버슈팅 위험은 단호히 경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금융센터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 정부가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그 이유로 ▲중국 경제의 개선 전망 ▲자본유출 우려 ▲외화부채 부담 가중 등을 들었다. 특히 "위안화 평가절하 시 2015년 대규모 자금유출 사례가 재현될 소지가 있고, 투자자 신뢰가 훼손되면서 위안화 국제화에도 차질이 발생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홍콩 금융시장 참가자들도 비슷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국은행 홍콩주재원이 발간한 현지 정보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은 무역갈등 심화,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우려 등으로 중국 정부가 위안화를 큰 폭으로 절하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했다.
◇단기적 위안화 약세 가능성은 지속…원화 영향도 주시
다만 전문가들은 글로벌 달러 강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위안화 약세 압력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HSBC는 ▲미 대선 불확실성에 따른 달러 선호 현상 ▲해외여행 증가에 따른 서비스 수입 관련 외환 수요 ▲기업들의 배당금 지급 시즌 등으로 위안화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HSBC는 "달러-위안 환율은 하방 위험보다 상방 위험이 더 크다"라며 "미-중 금리차로 달러-위안 환율이 상승했는데, 정책적 마찰이 없었다면 그 폭은 더 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책적 마찰이란 달러-위안 고시환율의 점진적 상승과 중국 외환 당국의 달러 매도 개입을 의미한다.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달러-원 하락을 제약할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미국 지표 둔화로 인한 위험선호 분위기 속에서도 위안화 약세가 걸린다"라며 "우리나라의 양호한 성장률과 경상수지에도 달러-원 환율이 쉽게 내리지 못하는 배경"이라고 짚었다.
그는 "연준의 금리 인하가 확인되는 등 글로벌 위험선호 심리로 위안화가 강해져야 달러-원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달러-위안 환율을 높게 고시하면 위안화와 원화가 동반 약세 압력을 받는다"라면서도 "올해 위안화 약세가 상대적으로 제한되는데 PBOC가 달러-위안 고시 환율로 제어한 영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당국이 위안화 환율을 7.3위안 수준에서 관리하려는 의지가 강해 보여 급격한 위안화 절하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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