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용의 글로브] 다시 돌아온 '험프리-호킨스' 시즌
(서울=연합인포맥스) 해마다 6~7월에는 금융시장에 '험프리-호킨스'라는 말이 회자한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월과 7월경, 1년에 두 차례 의회에 나와 미국 경제의 현황과 전망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는 것을 '험프리-호킨스 증언', 통화정책을 보고하는 것을 '험프리-호킨스 보고서'라고 부른다.
이중 연준 의장 증언은 1978년 제정된 '완전고용 및 균형성장법(험프리-호킨스 법)'이 연준에 물가 안정과 고용 증진, 장기 성장 유지, 통화정책의 경제정책 연계 등의 임무를 부여하면서 상원과 하원 증언을 의무화한 후 이어져 오고 있다. 당시 어거스터스 호킨스 의원이 하원에서, 38대 부통령을 지낸 휴버트 험프리 의원이 상원에서 입법을 주도했다.
1970년대 '오일쇼크' 등으로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이 급등하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확산한 것이 법안 발의의 공식적 배경이었지만, 이면에는 경제정책과 통화정책 수립 및 집행에 있어 행정부와 중앙은행의 독주를 막아야 한다는 의회의 '계산'도 자리 잡고 있었다.
올해 험프리-호킨스 증언은 현지 시간으로 이달 9~10일로 예정돼 있다. 제롬 파월 의장은 이틀에 걸쳐 상원 은행위원회(9일)와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10일)에 각각 출석한다. 최대 관심사는 파월 의장이 '비둘기파 본색'을 드러낼지 여부다. 6월 고용보고서 등 여러 지표에서 경기 냉각 신호가 감지된 만큼 그가 이번 증언에서 피벗(통화정책 전환) 시점을 가시화할 수 있어서다.
지난주 발표된 6월 고용보고서는 경기침체 가늠자로 통용되는 이른바 '삼의 법칙(Sahm rule)'이 발동 기준에 매우 근접했음을 보여줬다. 삼의 법칙은 최근 실업률의 3개월 이동평균치가 앞선 12개월 동안의 저점보다 0.5%포인트 이상 높으면 경기침체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한다. 아직 지표상의 수치가 기준선을 넘진 않았지만, 조만간 침체가 공식화될 수 있다.
파월 의장은 9일 상원 증언에선 최근 물가 하락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물가)하락세가 지속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경제 지표가 더 나와야 기준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언급하지 않으면서 전반적으로 '입이 무거웠다'는 평가를 받았고, 주식과 채권 시장에선 일부 실망 매물이 관측되기도 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다만 파월 의장이 최근 미국의 고용 둔화를 인정한 점 등을 고려할 때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열어놨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BMO캐피털마켓츠의 이안 린젠 미국 금리 전략가는 "파월 의장의 발언에서 7월에 금리 인하가 있을 가능성은 읽히지 않았다"면서도 "금리 결정은 연준 정례회의 때마다 별도로 진행된다고 밝힌 점을 보면 9월 금리 인하 카드는 확실히 테이블에 올라왔다"고 평가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보다 신중한 평가를 유지했다. FHN파이낸셜의 크리스 로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파월은 신중함 빼면 시체"라며 "단 한개의 긍정적 물가 보고서를 받아봤을 뿐인 데다 다른 물가 지표가 며칠 뒤에 나오는 상황에서 파월이 금리 인하에 적극적인 스탠스를 보이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2024년 7월10일 오전 4시39분 송고된 '파월 의장 상원 증언에 대한 전문가 시각' 제하 기사 참고)
험프리-호킨스 증언은 10일 하원에서 이어진다. 이 재료가 소멸된 후 연준 통화정책 행보를 결정할 대형 변수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될 전망이다. 전품목 CPI의 전월대비 상승률은 0.1%로 5월에 비해 0.1%포인트 높아졌을 것으로, 근원 CPI의 전월대비 상승률은 0.2%로 제자리걸음을 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4~5월 CPI는 예상에 부합하거나 예상보다 낮게 나와 시장에 안도감을 제공한 바 있다.(국제경제·빅데이터뉴스부장)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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