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혁의 투자] 금융안정 강조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불씨
(서울=연합인포맥스) 7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금융안정에 매진하겠다는 정책 기조를 앞세웠지만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불씨가 내부에 살아있다는 점도 공개했다. 금리 동결 결정이 금통위원 6인의 만장일치였지만 향후 3개월 내 인하 가능성을 언급한 위원이 1인에서 2인으로 늘어나서다. 수출과 내수 격차가 큰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라 비둘기 성향 세력의 확대가 얼토당토않은 건 아니다. 다만 이번 금통위가 최근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시행이 돌연 2개월 연기된 후 난리 난 부동산 시장과 가계 부채 증가 문제를 진정시키는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최근까지 대통령실과 정부의 금리 인하 환경 조성 발언 등이 나오면서 7월 금통위에서는 연내 금리인하 시사 발언이 더 강하게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런데도 7월 금통위가 금융안정에 방점을 찍은 것은 최근 상황이 급변한 탓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 등에 따르면 6월 서울 아파트 거래 신고 건수는 지난 9일 기준 총 5천여건으로 집계됐다. 6월 계약분의 신고기한이 7월 말까지인데, 벌써 4월 전체 거래량(4천990건)을 뛰어넘었다. 계약량이 5천건을 돌파한 것은 2021년 5월(5천45건) 이후 3년여만에 처음이다. 이는 주택담보대출 증가로 귀결됐다. 6월 주담대(전세대출, 중도금대출 등 주택관련대출 포함) 잔액은 876조9천억 원으로 전월비 6조3천억 원 증가했다.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또 금융안정으로 무게중심 이동은 이창용 한은 총재의 발언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총재는 "장기 국고채 금리가 최근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폭 하락한 것은 한은이 곧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선반영됐다는 걸 부인하기 어렵다"면서 "대다수 위원은 현재 당면한 물가 및 금융안정을 고려할 때 지금 시장에 형성된 금리인하 기대는 다소 과도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금리 인하시 대출 자극 가능성 등을 묻는 말에 "지난 5월 생각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수도권 부동산이 완만하게 오르는 것으로 봤는데 6~7월 상승 속도가 생각보다 빨라져서 유심히 보고 있다"고 했다. 한은도 "외환시장과 수도권 주택가격, 가계부채 등이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성명에 명시했다.
관건은 7월 금통위 결정을 촉진한 여건 변화가 빨리 안정을 찾아갈지 여부인데,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달러-원 환율은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살아난다면 글로벌 달러 강세가 누그러지면서 상승 압력이 약해질 여지가 보이지만, 부동산시장과 가계대출은 한번 관성을 타면 쉽게 돌아서지 않는다. 아마도 9월 2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될 때까지 현 방향으로 가속을 늦추지 않을 여지가 많다. 더군다나 금통위 내부에 불씨가 살아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시장은 이런 점을 계속 걸고넘어지면서 자신들의 인하 베팅의 명분으로 삼는다. 시장 가격은 수요와 공급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물가 안정을 위해 인플레 기대를 차단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처럼 가격 안정에도 참가자들의 심리적 기대 차단이 중요하다. 환율과 집값 등 금융안정을 위협하는 요인과 시장 금리의 하락 관성이 현재 물가의 진정세를 훼손하지 않을지 더 눈여겨 봐야 할 때다. (취재보도본부 금융시장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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