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기업 캥거루본드 주관 맡은 산은…한국계 DCM, 해외 확장력 두각
산은·한투증권, 홍콩 사기업 최초 발행 뒷받침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투자은행(IB)의 격전지 홍콩 금융시장에서 한국계 기관의 활약이 이어지고 있다. KDB산업은행과 한국투자증권이 홍콩 전력 회사 'CLP Power(이하 CLP)'의 캥거루본드(호주달러 채권) 발행을 담당해 글로벌 부채자본시장(DCM) 시장에서의 역량을 드러냈다.
국내 금융기관들이 속속 해외로 발을 넓히는 가운데 외국계 증권사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글로벌 채권시장에서도 성과를 드러내는 모습이다. 굵직한 호주계 은행의 기세에도 해외 기업의 캥거루본드 발행물로 영역을 넓혔다는 점에서 이들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홍콩 사기업 최초 캥거루본드 이끈 한국계 기관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오는 19일(납입일 기준) CLP(무디스 기준 'A1')는 5억호주달러 규모의 캥거루본드 발행한다. 지난 11일 프라이싱(pricing)을 마쳤다.
트랜치(tranche)는 3년물 변동금리부채권(FRN)과 고정금리부채권(FXD)로 각각 3억5천만 호주달러, 1억5천만 호주달러 규모다.
이번 발행물을 주관한 건 호주계 ANZ와 KDB산업은행이다. 통상 캥거루본드는 호주 달러로 발행된다는 점에서 호주계 은행이 맨데이트를 받는다.
다만 한국계까지 참여하는 일은 흔치 않다. 실제로 KDB산업은행이 캥거루본드를 주관한 건 2020년 자사 발행 당시 KDB아시아가 참여한 정도에 불과했다.
한국계 금융기관이 홍콩 기업의 캥거루본드 주관 업무를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CLP는 이번 발행으로 호주 달러 채권 시장으로 조달처를 넓히는 것과 동시에 다양한 금융기관과의 접점 확대를 꾀하면서 한국계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투자증권 홍콩법인은 보조 주관사 격인 코매니저(co-manager)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투자증권은 한국물(Korean Paper) 시장 진입과 더불어 몽골 기업의 달러채 발행을 주관하는 등 아시아 DCM 시장에서의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딜은 홍콩 사기업 최초의 공모 호주달러 채권이었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더욱이 역대 홍콩 기업이 찍은 캥거루본드 중 최대 규모였다. 아시아 채권시장 내 상당한 의미가 있었던 이번 발행물 뒤에 사실상 한국계 금융기관들의 활약이 있었던 셈이다.
국내 금융회사와 함께한 이번 캥거루본드 데뷔전은 결과도 성공적이었다. 프라이싱에선 FRN에 9억2천500만호주달러가, FXD에 4억호주달러의 주문이 몰렸다. 당초 최소 3억호주달러 이상을 찍고자 했던 CLP는 넉넉한 수요에 힘입어 5억호주달러를 마련할 수 있었다.
◇아시아로 뻗어나가는 한국계, DCM 역량 눈길
이번 발행을 주관한 KDB산업은행은 국내 금융기관 중 아시아 DCM 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드러내는 하우스로 꼽힌다.
연합인포맥스 'KP물 주관 순위(화면번호 4431)'에 따르면 지난해 KDB산업은행은 공·사모 한국물 시장에서 16억4천210만달러의 주관 실적으로 13위에 올랐다. 한국계 기관으로는 가장 높은 순위로, 지난해에는 총 43곳의 국내외 IB가 한국물 리그테이블에 이름을 올렸다.
KDB산업은행은 해외 DCM 시장에서 꾸준히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계 기관의 진출 관문으로 여겨지는 달러채 시장을 넘어 2020년대 초반 호주달러 채권을 주관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획득하기도 했다. 국내 투자은행 대부분이 아직 해당 라이선스를 확보하지 못한 것과 대조적이다.
KDB산업은행은 1986년 홍콩 현지법인을 설립한 후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CIB 업무 개척을 이어왔다. 그간 현지에서 쌓아온 기업금융 인프라를 바탕으로 활발한 IB 업무를 이어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도 2021년 첫 달러채 주관 업무를 시작으로 글로벌 DCM 시장 진입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외국계 하우스의 출신의 DCM 뱅커 영입으로 한국물을 넘어 아시아 채권 시장 전반에서 활약하고 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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