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기조 끝날까'…기나긴 하락 끝에 엔-원 환율 반등
  • 일시 : 2024-07-23 10:07:15
  • '엔저 기조 끝날까'…기나긴 하락 끝에 엔-원 환율 반등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엔화 약세에 따른 엔-원 재정환율 하락세가 저점을 찍고 반등하는 양상을 보인다.

    23일 오전 8시53분 현재 연합인포맥스 재정환율 일별 추이(화면번호 6430)에 따르면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884.73엔을 기록하고 있다.

    엔-원 재정환율은 지난 11일 장중 852.11엔에 저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8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엔-원 환율은 지난 2023년 4월 28일에 100엔당 1,000원 선을 내준 후 다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엔-원 환율은 약간의 반등세를 보였다.

    글로벌 위험 회피심리와 일본은행의 금리인상 기대로 엔화 매수가 부각되면서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900원대 부근으로 레벨을 높였다.

    엔-원 재정환율이 크게 반등하지는 못했지만, 어느 정도 저점을 찍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트럼프 '弱달러' 발언에 엔저 전환 기대

    시장에서는 그동안의 엔저 기조가 끝날 것이라는 기대가 일고 있다.

    최근 발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에 대한 총격 사건은 달러 매도, 엔화 매수에 불씨를 댕겼다.

    트럼프 총격은 외환시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을 급격히 높인 사건이었다. 이는 외환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는 물론 향후 '엔저 흐름'의 전환 가능성을 부각했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인터뷰에서 통화 이슈를 언급하며 엔화 약세를 용인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우리는 큰 통화 문제를 안고 있다. 현재 강한 달러 및 약한 엔, 약한 위안이라는 측면에서 통화의 깊이(the depth of the currency)가 엄청나기(massive)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더 나아가 "달러와 엔, 달러와 위안의 예를 들면 불일치(discrepancy)가 정말 믿기지 않는다(unbelievable)"면서 "달러는 높은 가운데 그들은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트럼프의 발언은 오랫동안 외환시장에서 용인돼 왔던 엔저 기조가 흔들릴 가능성을 열었다.

    이는 엔저에 고심하던 일본 외환 당국의 입장과도 합쳐졌다.

    고노 다로 일본 디지털상은 외신 인터뷰에서 "환율은 일본에 문제이고 엔화는 너무 저렴하다"며 일본은행(BOJ)에 금리 인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엔화는 소폭 강세로 기울었다. 일본 외환당국의 달러 매도 개입 의지도 엔화 반등에 한몫했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 3일 162엔을 기록한 이후 급격히 하락하면서 157엔대로 내려왔다.

    이 과정에서 달러-엔 하락폭이 커지자 시장에서는 일본 외환당국의 달러 매도 개입 가능성도 제기됐다.

    일본 당국은 내년에는 달러-엔 환율이 130엔대까지 떨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엔저 기조 변화 가져올까

    달러 강세, 엔화 구도가 전환되려면 엔화가 약세에서 강세로 전환될 펀더멘털을 가질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일본 경제가 눈에 띄게 개선되거나 BOJ의 금리 인상이 연달아 이어지는 식이다.

    최대 변수 중 하나는 금리가 꼽힌다. 달러 강세, 엔화 약세 구도가 본격적으로 역전되기 위해서는 두 나라의 금리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와 더불어 일본은행(BOJ)의 금리인상이 이어져야 엔화 강세 흐름을 어느 정도 합리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다.

    엔화가 강세를 보이기 위해서는 미 달러 약세가 나타나거나 일본의 펀더멘털이 엔화 강세를 지지해야 한다.

    하지만 BOJ는 강한 금리 인상 의지는 내보이지 않은 상태다.

    지난 2005년까지 BOJ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하야카와 히데오는 "7월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최근 데이터를 보면 경제가 BOJ의 기대에 따라 확실히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기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오는 9월이나 10월에 BOJ가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런 여건이 받쳐준다면 오랫동안 지속되던 달러 강세, 엔화 약세 구도가 뒤집힐 만한 요인을 찾을 수도 있다.



    ◇日당국 개입 단발성 효과에 엔화 매수 '고통'

    반대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려면 미국의 경제 상황이 부진해지거나 공격적인 금리 인하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 속도는 느리고, 연속적이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도 무조건 달러 약세와 연결하기는 어렵다.

    과거 트럼프 행정부 시절처럼 '아메리칸 퍼스트'를 내세우면서 주변국 경제를 어렵게 만들면 상대적인 달러 강세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달러 약세를 강조하고 있지만 미국 경제가 강해지면 달러화는 지지가 될 공산이 크다.

    시장 일각에서는 과거 플라자 합의 같은 엔화 절상 합의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그만큼 달러 강세, 엔화 약세 구도가 너무 오래 굳어진 탓이다.

    플라자합의는 경상수지 적자에 시달리던 미국이 1985년 인위적으로 달러를 약하게 유도하기로 합의한 것을 말한다. 당시 240엔이던 달러-엔 환율은 1년 만에 120엔까지 고꾸라졌다.

    하지만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엔저 기조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는 점에 무게를 뒀다.

    몇 차례 나타난 일본 외환당국의 달러 매도 개입은 모두 단발성 효과에 그쳤다.

    일본의 펀더멘털이 당장 달러 강세 기조를 깨뜨리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일본은행이 본격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외환시장 흐름과 대외적인 변수만으로 엔화 강세를 유발하기는 어려운 양상이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일본의 근본적인 여건이 바뀌지 않은 상황에서 외환당국 개입 약발이 지속될지는 상당히 불투명하다"며 "단기 금리 기준 금리 차이가 크게 나는 상황에서 엔화 저평가에도 추세가 돌아섰다고 판단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에 "엔화를 매수할 경우 달러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이 5% 이상이라 엔화를 사는 것은 고통"이라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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