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혁의 투자] 한국 주식은 '모험자산'인가
(서울=연합인포맥스) 주식은 '안전자산'으로 불리는 채권보다 원금손실 위험이 크기 때문에 '위험자산'으로 분류되지만, 채권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이점을 가진다. 그러나 한국 주식은 위험을 감수해도 적당한 수익률을 누릴 수 없고, 대주주의 갑작스러운 사업부 분할이나 상장폐지 결정 탓에 하루아침에 손실을 볼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위험자산보다 낮은 '모험자산'이라는 업신여김을 받는다. 특히 최근 연이어 나온 SK, 두산 등 국내 대형 그룹사들의 계열사 합병안은 주주가치 제고에 투철한 해외 증시에서 투자 맛을 본 개미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모험자산이라는 자조는 올해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 증시가 연일 최고점을 찍는 와중에 대한민국 증시만 미적대면서 더 커지고 있다. 미국 증시에 대한 서학개미의 투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영향력은 달러-원 환율에도 미칠 정도다. 이들이 미국 주식을 사기 위해 환전하는 달러 수요가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 압력에도 환율을 1,300원 후반대에서 꼿꼿이 떠받치는 동력이다. 지난 2분기 서학개미의 해외주식 매수·매도 결제 금액은 1천31억달러로 전년 동기 685억달러 대비 50% 늘었다. 미국 증시에 대한 결제 금액만 990억달러다.
지난 1월 고질적인 국내 증시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윤석열 정부가 민생토론회에서 내놓은 기업가치 제고 대책이 '코리아 밸류업'이다. 주주 환원 강화 목표와 추진 일정을 공시하게 하는 가이드라인이 발표되고, 밸류업에 진심인 기업에는 법인세 감면 등의 세제 지원도 마련됐다. 이에 대해 즉각 당근과 채찍이 모두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다만 대책의 효과가 무르익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또 한국 증시의 상장사 수가 너무 많은 점도 코리아 밸류업의 발목을 잡는 구조적인 문제다. 좀비 상장사의 퇴출도 관건이다.
거래소가 오는 9월 국내 상장사 100개 이상의 우량 기업을 선별한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내놓는다고 한다. 이는 밸류업 분위기 확대에 새로운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이를 통한 국내 증시의 도약은 고령화로 늙어가는 대한민국에 활력을 불어넣는 길이며 가계 자산의 60%가 부동산인 상황에서 인구의 가파른 감소에 따른 내수 위축과 노후 빈곤 문제를 대비하는 방책일 수 있다. 또 미래 국민연금 제도 개혁과 운용의 부담도 덜어주고, 우리 기업에 싼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해주는 묘책도 된다. 무엇보다 국내 증시를 투자하는 내외국인 모두가 더 이상 모멸감을 느끼지 않으면서 장기 투자하는 선순환이 가능해진다. 금융당국의 총력전을 기대해본다. (취재보도본부 금융시장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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