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환전시대②] 키움이 쏘아 올린 공…다음은 어디
시스템 마련 급선무…비용대비 실익 크지 않다 판단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이규선 기자 = 키움증권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먼저 일반환전 업무 승인을 받으면서 같은 인가를 받기 위한 증권업계의 발걸음도 빨라질 전망이다.
다수 증권사는 일반환전으로 외환업무의 영역을 확대하고 서비스 역량을 강화할 기회로 보고 있다. 당국의 인가를 받고 전산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인가를 준비하는 증권사들은 금융감독원을 통해 체크리스트를 검토받았다. 당국으로부터도 미비한 서류 검토 및 보완 지시를 받음에 따라 인가 자체에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당국도 각 증권사가 제출하는 사업계획서 등을 통해 일반환전 업무 계획과 시스템 구현 의지 등을 확인한 다음 지속해서 승인해주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시스템을 완비하고 실제로 대고객 일반환전을 전격 시행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일부 증권사는 일반환전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등 온도차도 있다. 비용 대비 일반환전의 실익이 크지 않다고 봤기 때문이다.
◇ NH투자·신한·미래에셋·삼성 등 인가 추진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재 주요 증권사 가운데 가장 관심이 큰 곳은 NH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 미래에셋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네 곳으로 좁혀진다.
이 가운데 미래에셋과 NH투자증권은 기업을 대상으로 일반환전 업무가 가능한 자기자본 4조 이상의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초대형 IB에 속한다.
초대형 IB는 일반환전이 급하지 않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들은 기업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영업 대상이 확대될 수 있어 환전 실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 증권사는 현재 관련 부서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단계에 있는 곳이 많다.
증권사들은 거주자와 투자로 계정을 분리하는 기준을 충족하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외화자금 사용처가 다른 두 개의 계정(거주자계정과 투자계정)을 별도로 둬야 하는 점은 물론 투자목적 자금의 사용처를 변경하는 경우 계좌 사이의 자금 이동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외화예수금 형태라도 자금이동으로 꼬리표가 달라질 때마다 계좌간 매칭 등 시스템을 만들어내기가 다소 복잡할 수 있다는 것이다.
A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 업무영역이 확대되는 것이라 안 할 이유가 없지만 현재 가장 큰 난관은 계정 분리 문제"라면서 "전산 시스템 개발도 해야 하고, 자금이동이다 보니 자금부서도 협업해야 해서 시간이 좀 걸린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초 실시를 목적으로 준비 중이다. 선례가 나왔기에 속도를 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B 증권사 관계자는 "당국이 제시한 계정 분리 맞춰서 작업을 해야 하는 거라 얼마나 걸릴지 알기 어려운데 다른 곳도 상황은 비슷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달 기재부로부터 자격변경 신청 연락을 받았다. 유관부서와 작업하고 있고 앞으로 일반환전 고객이나 시스템 구현 등 향후 타임라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 수익성에 대한 고민…추가 규제 완화 목소리도
최근 인터넷은행을 중심으로 이미 환전수수료가 0%까지 낮아지면서 개인의 일반환전을 통해 수수료 수입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대면 환전을 위해 증권사 지점에서 시재(현찰)를 보유하는 것에 물리적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들어 일반환전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곳도 있다.
C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에서 현찰을 취급할 때 외화 수송료가 발생할 것이고 그런 부분을 지점에서 감당할 만큼의 실익은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전하고 은행에 위탁해서 찾아가는 방법일 텐데 은행에서 할 수 있는 것을 굳이 증권사를 이용할까"라면서 "해외송금 한도라도 풀린다면 이용할 부분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일반환전을 고려할 수 있지만 아직은 규제 완화의 속도를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D 증권사는 "관심을 가지고 내부 사업성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구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대부분 증권사는 개인보다는 기업에 대한 세일즈에 방점을 찍고 있다.
A 증권사 관계자는 "리테일보다는 기업 물량에 집중하려고 한다. 증권사들은 외화 현금을 보유하고 있기도 어렵고 수익성도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결국 세일즈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 아니라면 일반환전 시스템 구축을 위해 따로 큰 비용을 들일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다.
B증권사 관계자 역시 "비즈니스 차원의 업사이드를 본다면 개인보다는 기업 쪽에 있는 것 같다. 다만 방향성은 이미 정해져 있어 최대한 빨리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E 증권사 관계자는 "대기업 물량은 은행들이 자리를 잡고 있어 들어가기 어렵지만 게임업계 등 최근 해외 매출 비중이 커지는 비(非)대기업을 대상으로 해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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