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욱의 부동산톡톡] 정부 머리 꼭대기에 있는 시장
  • 일시 : 2024-07-31 10:10:00
  • [채상욱의 부동산톡톡] 정부 머리 꼭대기에 있는 시장



    7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주간 0.3% 상승률이라는 주택가격 동향 조사, 이 수치는 그야말로 정부의 가슴에 비수처럼 꽂혔을 것이다. 현 정부는 7월 18일, 10개월 만의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부동산 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이날 국토교통부 장관은 서울의 자금조달계획서 자료까지 인용한 보고서를 발표하며, 현재의 서울 강세장은 출산율 등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없는 시장이라는 인식을 내비쳤다. 그러던 와중에 저 수치가 나왔는데, 코로나 시기보다도 더 높은 수준이었으니 말 다 했다. 이에 정부는 부랴부랴 인식을 바꿔 8월 중 공급대책을 포함한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장과 정부는 늘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공존한다. 다만 올해에는 시장이 정부의 머리 꼭대기에 올라서 있는 형국이다. 시장의 생각은 이러하다. 첫째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가 정리될 때까지 정부는 부동산 시장에 적극적 규제를 발표하지 못할 것이라는 막연한 낙관이 존재한다. 이는 정부가 PF 사태를 풀어내는 과정을 목도하면서 생긴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 특히, 금융당국 주도로 PF 문제를 적극 관리하던 2023년 2월부터 2024년 5월까지의 행태를 보면서, 이러한 생각은 더 공고해졌다. 현재도 PF 사태는 민간 자율로 변경되어 2025년 2월까지 정리하라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PF 사태는 벌써 2년 넘게 진행 중이고 다행히 위기는 없었지만,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생각에 규제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의 생각만 공고해지는 데 기여하고 있다.

    둘째는 야당 역시 부동산에 온화적 입장을 발표하면서, 앞으로도 규제책을 먼저 발표할 리가 없다는 생각이다. 이는 올 4·10 총선 이후 여소야대 상황에서 4월 중 한 달간은 시장이 다소 위축되어 있다가, 5월 야당의 종부세 관련 완화 발언들이 잇따르는 것을 보면서 생긴 현상이다. 당초 시장은 정부와 여당은 다소 부동산 친화적이라 하더라도 야당의 경우에는 다소 부동산 규제적이라 생각했으나, 올 5월 종부세 폐지를 포함한 적극적 완화를 먼저 발표하는 것을 보면서 시장은 야당 역시 다음 대선까지 부동산에 대해서 큰 규제책을 내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셋째는 2023년부터 시작된 부동산 금융 프로그램의 장기화에 대해서 시장이 낙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3년 주택가격 급락기에 정부는 특례보금자리론 40조원을 발표하였고, 이를 대 히트시켰다. 급기야 2023년 9월에는 과열로 인해서 특례를 조기 종료해야 할 상황이었다. 이후 2024년 특례신생아론이 발표되었고 초창기 생각만큼 인기가 없자, 소득 기준 등을 완화해가면서 정책금융 활성화에 힘썼고, 그 결과 최근의 가계대출에서 특례신생아론 등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대출의 비중이 매월 3조~4조원 수준으로 가계대출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 이런 정책금융을 더 적극적으로 쓸 것으로 생각하기에, 시장은 유동성에 있어서도 2022년과 같은 환경, 즉 민간은행에서만 대출을 받아야 하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그대로 노출되는 것과 달리, 정책금융은 다양한 DSR 완화 및 우회 수단을 제공하는 만큼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지 않다. 이러한 점으로 인해서 시장은 현 상황에 매우 낙관하며, 소위 '악재가 없다'는 인식을 하며 적극적 자가주택 취득으로 나서고 있다. 시장의 대응은 지극히 합리적일 뿐이다.

    다만, 높은 주택가격의 변동성은 국민으로 하여금 원치 않는 시기에 자산의 매입, 처분, 거주지의 이동 등을 만들어 내기에, 주거 후생이 열악해지는 불행한 일이다. 따라서 정부는 이런 주거 불안 환경에는 적극적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현재의 강세 원인에 대한 정부의 분석과 대응이 잘 맞는지가 문제다. 현재의 주택가격 상승은 서울로 대표되는 전세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지역에서 나타난다. 전세는 주택의 수익성을 드러내는 지표이므로 이는 자연스러운 과정인데, 문제는 전세의 상승이 최근 들어서는 비아파트 기피에서부터 본격화되는 것으로 보이는 점이다. 특히 비아파트 비중이 52%에 달하는 서울에서 이런 현상이 심해지는 것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2023년부터 비아파트의 월세화는 가속화되었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이런 국면에서 수요공급에 생긴 미시적 변화를 3기 신도시를 통해서 공급 문제를 풀겠다고 나서는 것은 해법이 되지 못할 수도 있다. 8월의 공급대책은 주거 상황에 대한 냉정하고 객관적 인식을 토대로, 좋은 대책이 나오길 희망해본다.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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