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시 "RFI 유인책 '파격적' 완화…해외 지점 활용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외환·금융당국이 외환시장 구조개선 한 달을 맞아 내놓은 시장 활성화 방안에 대해 해외외국환업무취급기관(RFI)의 참여 유인 정책에 대해 파격적 완화라고 평가했다.
또 국내은행 해외 지점의 거주자 물량 처리 부분에서는 해외지점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며, 국내의 인력 부담이 한층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기획재정부는 7일 김범석 1차관 주재로 외환건전성협의회(외건협)를 개최하고 지난 한 달 동안의 시장 운영이 시스템적으로나 변동성, 유동성 측면에서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외국 금융기관인 RFI의 참여나 오후 11시 이후 심야시간의 유동성은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보고 추가적인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7일 오후 2시 각각 송고된 '외환당국, 야간데스크 인센티브 확대…해외 지점서 거주자물량도 처리' 'RFI 등록 쉬워진다…대행기관·기존 RFI 끼면 바로 'OK'' 등 2개 기사 참고)
◇ RFI 제도 개선은 '파격적 완화'…국내은행에도 기회
시장 참가자들은 RFI 등록과 관련한 제도 변경을 파격적이라며 외환당국의 고민이 읽히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대행 은행이 가진 크레디트라인을 활용한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RFI 등록 요건이 크게 완화됐으며, 이를 통해 대행 은행 역할을 하는 시중은행 역시 RFI 거래를 받아 비즈니스 기회가 확장될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C 본부장은 "RFI와 옵션 참가자 입장에서는 파격적인 완화정책"이라며 "많이 완화된 규제에 참가할 니즈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A 부장도 "RFI를 등록하는 입장에서는 편해진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B 부장 역시 "RFI 대행 통해서 거래하는 채널을 열어줬기 때문에 외국계 기관이 참여하기는 조금 쉬워진다"며 "RFI 대행하는 은행들도 일종의 플로우가 생기는 거여서 조금 더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RFI가 대행 은행이나 다른 RFI의 이름을 빌려 '위탁' 형식으로 거래하게 되는 것이어서 실제로 어떻게 작동할지는 시간이 걸려야 뚜렷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A 부장은 "자기 이름으로 거래하는 게 아니어서 '트레이드오프'(상충되는 부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위탁계약 형식이 되는 걸로 보이는데 결국에는 어떤 식으로 풀어주려고 하는지 체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보고 있는 부분"이라면서도 "기존보다 선택지가 많아지는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 거주자 물량 처리에 해외지점 다양한 운용전략 고민
시중은행들은 해외지점 RFI가 거주자 물량을 처리할 경우 해당 지점의 외환딜러 활용도가 높아지고 다양한 운용 전략을 고민할 실마리가 마련됐다고 반겼다.
시중은행의 A 부장은 "싱가포르나 런던에서도 거주자의 달러-원 물량을 커버할 수 있으면서 다양한 운용전략이 가능해지고 내부 인력 운용 활용 면에서도 고민하고 추진할 수 있는 단초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추석 같은 경우도 송금이랑 대고객 물량이 있다"며 "달러-원 시장은 열리지 않아도 차액결제선물환(NDF)이나 해외통화는 열려 있어 해외 지점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중은행 B 부장 역시 "해외 점포에 직원을 보냈는데 할 수 있는 게 없는 상황이어서 마켓메이킹(시장조성)만 해야했다"면서 "서울 플로우(물량)를 넘겨 해외 지점 직원이 보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외환·금융당국은 현재로서는 서울 북(book)을 통해서만 거주자 물량을 처리할 수 있게 하면서 사실상 국내 시중은행 해외 지점만 거주자 물량을 처리할 수 있게 허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국내 은행 간 딜러를 통하지 않고, 고객(세일즈) 딜러가 바로 RFI 딜러와 거래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올해 말까지 허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이럴 경우 외은 지점이 국내에 남을 필요가 없게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C 본부장은 "국내은행 플로우의 해외지점에서의 처리는 환영할만하나 국내 외국계 은행들의 독점적 비즈니스가 줄어들 가능성이 대두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향후 외국계 은행까지 확대되면 지점의 존립이 위협받을 우려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은 서울지점만 가능했던 거주자 물량 처리가 외국계 은행의 RFI에도 가능해진다면 국내에 지점을 남겨둘 유인이 없을 수 있다는 것이다.
◇ "고민 엿보이는 심야거래 가중치 확대"…심야 유동성 확보가 관건
외환당국은 외환 선도은행 선정 시 오후 6시 이후부터 10시까지는 가중치를 2배로 부여하고, 오후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는 가중치를 3배 부여하기로 했다.
심야 거래 활성화를 위한 것인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는 가중치를 1배로 두면서 실제로 오후 3시반 이후 6시까지의 거래를 주간거래로 인정했다.
시장참가자들은 심야 가중치 확대를 통해 선도은행의 시장 조성 역할을 독려함으로써 당분간 시장의 마중물 역할을 지원해야 한다고 보는 당국의 고민이 엿보이는 방안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심야 시간에 유동성이 줄어들고 매도-매수 호가가 확대되는 점이 실제로 시중은행에는 더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B 부장은 "해외의 RFI가 많이 거래하면서 유동성이 풍부해지고 역외 플로우가 들어오면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소가 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아직은 그 직전 단계로 시중은행들이 마중물 비슷하게 유동성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NDF를 등지고 더 타이트하게 호가를 내고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하는 데 시중은행 입장에서는 약간 부담이 되는 것은 맞다"고 덧붙였다.
A 부장은 "도움이 되는 정책이지만 기본적으로 심야에 거래를 많이 못하는 이유가 있다"면서 "야간에 참여가 적고 플로우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거래량 자체의 상당 부분이 시장 조성을 위해 하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가중치 차별화로 아주 큰 변화는 있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smjeong@yna.co.kr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