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혁의 투자] QT가 중요하다
  • 일시 : 2024-08-08 09:02:46
  • [이종혁의 투자] QT가 중요하다



    (서울=연합인포맥스) 8월 글로벌 증시가 발작하듯이 폭락하면서 공포에 물들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장 바람대로 9월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되고 있다. 모두가 연준의 금리 인하 폭에 시선을 두지만, 또 다른 유동성 관리도구인 양적긴축(QT) 진행 상황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진단도 나온다. 그렇지 않으면 달러 유동성에 대해 제대로 대응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금리 인하와 QT는 모순된다. 만일 조화롭게 진행되지 않는다면 한쪽으로는 시장 유동성을 늘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다른 쪽으로는 이를 그대로 거둬들이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출처 : 뉴욕연방준비은행


    연준은 그동안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QT에 진심이었다. 미국 금융시스템의 초과 유동성 가늠자로 여겨지는 연준의 역레포 잔액이 3년 전 수준으로 내려갔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지난 6일 역레포 입찰에서 60개 기관이 참여해 총 2천919억달러를 역레포에 예치했다. 이 수준은 지난 2021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역대 최대치는 2022년 말 2조5천억달러를 웃도는 수준이었다. 연준은 코로나 때 유동성을 엄청나게 공급한 부작용으로 치솟은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이라고 오판한 전례가 있고, 아직 인플레와의 전쟁에서 승리 선언을 안 한 상태다.



    출처 : 연합인포맥스


    한국은 어떤가. 이번 증시 발작기 한국 금융시스템의 외화유동성 수준을 보여주는 외화자금시장은 표면적으로 큰 이상은 없었지만, 조심할 대목을 드러냈다. 8일 연합인포맥스 스와프 베이시스 최종호가(화면번호 2415)에 따르면 6일 기준 1년 스와프 베이시스(CRS-IRS) 역전 폭은 마이너스(-) 82bp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주말 -64bp이던 데서 거의 20bp 가까이 확대됐으며 올해 들어 가장 좁았던 지난 5월 말의 -45bp에 비하면 40bp 가까이 넓어진 수준을 보였다. 아직 위험 수위는 아니지만 속도가 가파르다는 경고가 나온다. 역전 폭이 더 커진다면 외국인의 재정거래 채권투자의 되돌림을 초래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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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준은 이달 1일 금리 동결 결정 후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면서도 QT 속도는 그대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지난달에는 미국 머니마켓 벤치마크 금리인 'SOFR(Secured Overnight Financing Rate)'이 크게 치솟으면서 QT의 영향이 누적됐다는 진단도 나왔다. (지난달 11일 본사 김성진 기자가 송고한 '[ICYMI] 쌓이는 양적 긴축의 압박…'출렁대는' SOFR' 기사 참고).

    앞으로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는 것 외에도 QT를 중단하는지, 아니면 언제까지 할지를 따져봐야 한다. 지금 글로벌 금융시장은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인 형국이다. 달러 유동성은 전 세계 금융시장을 떠받치는 연료이며 한국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가늠할 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변수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시장 출렁임은 새로운 불확실성이다. 금융시장이 제대로 안정되려면 인하도 단행돼야 하지만 QT가 어떻게 될지도 중요하다. (취재보도본부 금융시장부장)

    liber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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