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③] 개인 투자자 국내외 외환시장 변수로 부상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최근 한국과 일본의 개인 투자자들이 해외증권투자 및 외환거래를 크게 늘리면서 외환시장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추세가 환율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8일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개인 해외증권투자는 2023년 말 기준 800억 달러에 육박하며 전체 민간부문 해외증권투자의 20% 수준까지 확대됐다. 특히 2020년 이후 미국 주식 투자와 2023년 이후 미국채 투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러한 개인 해외증권투자 확대의 배경으로 경상수지 흑자 누증에 따른 잉여 외화유동성과 투자수익률 제고 필요성을 꼽았다. 특히 국내 경제성장률의 점진적 하향세와 금리하락 등으로 국내 금융자산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 점도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증권투자 행태도 변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보고서는 개인들이 금융시장 테마에 편승하여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보이고 있으며 외환수급 영향력도 점차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후에는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가 크게 증가했고, 2023년 이후에는 미 금리인하 기대에 따른 미국채 투자가 급속히 확산했다.
일본은 개인의 외환증거금거래(FX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은행 동경사무소의 분석에 따르면 일본 개인의 FX거래는 2022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2024년 상반기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일본 현물 외환거래의 약 20%가 개인 투자자에 의한 것으로, 이는 전 세계 평균인 5%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개인 투자자들의 행태 변화는 외환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승호 선임연구위원은 "개인의 해외증권투자 확대가 원화 환율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보고서의 실증분석 결과, 해외주식투자 증가 시 달러-원 상승에 뚜렷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채권투자의 경우에도 달러-원에 상승압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한국은행 동경사무소 역시 개인 FX거래가 달러-엔 환율의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개인 해외투자 확대가 외환시장에 반드시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해외증권투자 확대는 안정적인 소득수지 흑자 확보와 대외 안전판 역할 등 긍정적 측면도 있다며 해외금융자산의 축적은 한 나라가 일시적인 외화유동성 부족에 직면하는 경우에 대응할 수 있는 안전판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승호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해외증권투자가 지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른 외환수요 증가로 달러-원에 상승 압력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머지않아 미국의 통화정책이 완화적 기조로 전환된다면 해외투자 확대 추세가 오히려 원화 강세를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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