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경기순환시계…소비·투자·고용 모두 '하강국면'
수출도 피크아웃 우려…주요 기관 성장률 하향 잇달아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박준형 기자 = 실물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순환시계(BCC)'의 바늘의 대부분이 하강이나 둔화를 가리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소비·투자·고용 등 관련 지표는 모두 수개월째 하강 국면에 빠져 있는 상태다.
우리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수출마저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하반기 경제 회복에 비상등이 켜졌다.
12일 통계청의 '6월 경기순환시계'에 따르면 경제 지표 10개 중에서 7개가 하강(6개) 또는 둔화(1개) 국면에 분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하강·둔화 국면에 위치한 지표 수는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1월에는 하강·둔화 국면에 있는 지표가 5개였지만, 5월과 6월에는 두 달 연속 7개로 절반을 넘어섰다.
경기순환시계는 주요 경제 지표 10개가 상승·둔화·하강·회복 등 순환 국면상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도구다.
세부적으로 보면 내수 관련 지표들의 부진이 눈에 띈다.
먼저 재화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는 작년 6월부터 13개월 연속 하강 국면에 머물러 있다.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 등 서비스 소비 추이를 알 수 있는 서비스업 생산은 올해 2월부터 5개월째 하강 국면에 빠져 있다.
소비와 함께 내수를 구성하는 투자 지표도 침체 상태인 것은 마찬가지다.
설비투자는 지난해 12월 이후 7개월 연속 하강 국면을 나타내고 있고, 건설기성 역시 지난 5월부터 하강 국면에 진입했다.
내수 경기의 영향을 받는 고용 역시 지난 3월부터 하강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우리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수출마저 둔화 국면에 빠졌다는 점이다.
수출은 작년 2월 이후 14개월 연속 회복·상승 국면을 유지하다가 올해 4월부터 둔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수출 증가세는 지난달까지 10개월째 이어지고 있지만 경기순환시계의 흐름을 보면 피크아웃(정정에 이른 뒤 둔화)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 있다.
그나마 광공업 생산이 실물경제 지표 가운데 유일하게 상승 국면에 있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광공업 생산은 지난 3월 일시적으로 둔화 국면을 나타낸 것을 제외하면 지난해 11월부터 추세적으로 상승 국면을 지속하고 있다.
이처럼 광공업 생산을 제외한 대다수의 실물 지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주요 기관들의 성장률 전망에 대한 눈높이도 낮아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8일 수정 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5%로 낮췄다.
KDI는 성장률 하향 조정의 근거로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거론했다.
김지연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은 "성장세 둔화는 내수 부진에 기인한다"며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민간소비가 낮은 증가세에 그치고 있으며, 특히 소매판매액의 감소세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성장률 하향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해외 IB 8곳이 제시한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6월 말 2.7%에서 7월 말 2.5%로 0.2%포인트(p) 낮아졌다.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IB는 바클레이즈(2.7→2.6%), 씨티(2.5→2.4%), 골드만삭스(2.5→2.3%), JP모건(2.8→2.7%)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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