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쉬워진 RFI 등록…유럽본토 물량까지 끌고 온다
유럽 본토 금융기관 RFI 등록 쉬워져, 현지 고객물량 직접 처리할 듯
(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노요빈 기자 = 외환 당국이 외국 금융기관의 시장 참여에 대한 문턱을 한층 더 낮추며 역외 투자자 유입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그간 영국 런던이 아닌 유럽 본토 곳곳에 분포한 주요 은행의 지점은 해외 외국환 업무취급기관(RFI) 등록에 제약을 받았는데, 규제가 크게 완화하면서 현지 물량을 끌어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12일 외환당국에 따르면 외환건전성협의회는 최근 RFI 등록 요건을 완화했다.
대표적인 것이 RFI 등록을 원하는 금융기관이 이미 RFI인 금융기관과 계약을 통해 우리 외환시장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는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RFI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국내 금융기관 10곳(선도은행 4곳 이상 포함)과 크레디트 라인을 개설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에 연고가 없는 금융기관의 경우 이를 충족하기에는 너무 어렵다.
예를 들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A라는 금융기관이 고객으로부터 원화 거래 니즈를 받았다고 가정하자.
그러나 이들은 현재 한국 금융기관과 거래가 없는 탓에 RFI에 등록할 수 없고, 고객의 물량도 직접 처리할 수 없다.
이제는 달라진다.
A금융기관은 이미 RFI인 B금융기관 계약을 통해 RFI 지위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B금융기관의 명의로 거래하는 것이고, 추후에 외환 당국에 보고하는 방식으로 '이것은 우리의 거래였다'고 설명하는 구조다.
외환 당국이 이러한 제도를 도입한 것은 원화 거래에 니즈가 있는 유럽 본토 물량을 끌고 오기 위해서다.
현재 글로벌 외환 중심지는 런던이다.
그러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유럽 본토에 있는 고객들은 세금 문제 등으로 런던 소재 은행과 직접적으로 거래하기 어려워졌다.
이에 주요 글로벌 은행은 유럽 본토인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에 지점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섰다.
특히, 미국계 은행은 유럽 고객을 상대하기 위해 현지에 지점을 운영한다. 미국과 유럽의 규제 적용이 달라서 지점 간 분리가 필수적이다.
문제는 이러한 지점이 원화 거래를 수행할 수 없는 탓에 고객의 원화 거래 니즈를 만족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외환 당국은 이 점을 잡아냈고, RFI 규제를 대폭 해소하게 됐다.
앞으로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지점은 RFI 자격을 갖춘 금융기관과 계약을 통해 우리 외환시장에서 원화를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게 된다.
야간시간대 거래량 증대를 기대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외환 당국은 여기에 신용등급 규제 완화도 부여했다.
인력과 자본금이 적어 글로벌 신용등급이 'BBB-' 미만인 곳도 모회사나 재무적 관계가 있는 곳이라면, 이들의 신용등급을 차용해 RFI로 등록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외국계 은행 고위 관계자는 "당국이 규제를 완화해 유럽 본토와 그 외에도 비슷하게 RFI를 등록하려는 지점들이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글로벌 미국계 은행의 고객은 현지 지점하고만 거래하려고 한다"라며 "미국 당국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이런 곳들이 좀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외국계 은행의 딜러는 "영국 런던에 지점을 두지 않은 유럽계 자산운용사는 본토 지점을 이용한다"며 "소규모 지점들은 손님의 주문을 받아도 트레이딩 데스크는 없을 수 있기에 RFI 등록 기준을 완화해주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규모 지점은 FI보단 코퍼레이션(기업) 물량들도 많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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