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외국인 달러선물 베팅…시장 영향력도 확대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외국인의 달러 선물 거래가 급증하면서 통화선물 시장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거래량과 미결제약정이 늘어나는 등 외국인의 대규모 방향성 베팅이 현물환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주목된다.
13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 선물 거래량은 올해 1분기 하루평균 30만 계약에서 7월 40만 계약으로 증가했고 8월 들어서는 60만 계약까지 치솟았다. 지난 5일에는 88만계약 거래되기도 했다.
그간 80만 계약 수준이던 미결제약정 역시 5월 말 100만 계약을 돌파한 후 최근 110만 계약을 넘어섰다. 그만큼 시장참가자들이 신규 포지션을 늘린다는 의미다.
특히 외국인의 방향성 베팅이 강화되는 추세다. 일일 순매수 또는 순매도 규모가 5만 계약을 넘는 경우가 빈번해져 시장 변동성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대규모 베팅은 2020년 2월 6만3천계약 순매수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5만 계약을 넘어선 이후 최근 더욱 활발해졌다.
지난달 사례를 보면 4일 5만9천계약 순매도, 19일 5만5천계약 순매수, 31일 8만6천계약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달에도 1일 7만2천계약 순매도, 2일 6만6천계약 순매수, 9일 6만1천계약 순매도 등 대규모 거래가 이어졌다. 하루에 5억 달러 이상 포지션을 형성하는 셈이다.
외국인의 대규모 달러 선물 거래는 증권사의 차익 거래를 통해 현물환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외국인이 달러 선물을 대량 매수하여 선물 가격이 현물보다 고평가되면 증권사는 이 차이를 이용해 선물을 매도하고 현물을 매수해 차익을 얻는다.
이에 따라 외국인과 증권사의 매매 동향은 대체로 반대 방향을 보인다. 지난 2일 외국인이 6만 계약을 순매수했을 때 증권사는 5만7천계약을 순매도했고 전날인 1일에는 외국인이 7만2천계약을 순매도한 반면 증권사는 4만 계약을 순매수했다.
한 은행의 외환 딜러는 "최근 외국인들의 달러선물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주요 수급 변수 중 하나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외국인의 대규모 달러 선물 거래는 단기적으로 현물환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인이 5만 계약 이상 포지션을 쌓은 날 달러-원 환율의 전일 대비 등락률은 1%를 웃돌았는데 이는 평균 0.41%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다만 이 같은 외인의 달러 선물 매매가 현물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대외 요인으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달러 선물 거래가 활발해진 것이지 선물 거래로 인해 변동 폭이 커진 것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외국인의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물량"이라며 "달러 선물이 몇억달러씩 거래된다고 하더라도 현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다.
한편 외국인은 최근 대체로 달러선물을 순매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1일 8만6천계약, 이달 1일 7만2천계약으로 대규모 순매도했고 5일(4만9천계약)과 9일(6만1천계약)에도 팔았다.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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