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요빈의 외환분석] 찜찜한 안정
  • 일시 : 2024-08-14 07:57:43
  • [노요빈의 외환분석] 찜찜한 안정



    (서울=연합인포맥스) 14일 달러-원 환율은 1,360원 초반대로 하락 압력을 받아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미국 생산자물가(PPI) 둔화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대와 위험선호 심리가 강화했다. 달러 인덱스가 103선을 내주고 102.6대로 내려오면서 전장 서울 외환시장의 종가 무렵(103.143)보다 0.51% 떨어졌다.

    이를 반영해 달러-원도 1,360원대로 재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보다 인플레이션 둔화가 확실시된다면 연준에서 금리를 올린 속도만큼이나 내리는 속도는 빨라질 수 있다. 경기 침체 우려로 급부상한 '빅컷'(50bp 금리 인하) 가능성은 다시 힘을 받을 수 있다.

    PPI 가운데 좀처럼 떨어지지 않던 최종수요 서비스 지수가 전월 대비 0.2% 하락한 점은 물가 안정 기대감을 키우는 대목이었다. 작년 12월 이후 처음 하락했다.

    지난번 경기 침체 이슈 때와 달리 미국 금리 하락에 증시 강세를 동반한다는 점은 달러-원 하락을 견고하게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 아시아 장에서 비슷한 흐름이 국내 증시와 달러-엔, 달러-위안 환율에 이어진다면 1,350원대 가능성도 있다.

    최근 주춤한 뉴욕증시는 강한 반등을 이뤄냈다. 3대 지수가 상승했고, 나스닥은 저가 매수에 2.43% 급등했다.

    국내 증시에 밀접한 반도체 종목 강세가 두드러졌다.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6.53% 상승했고, 브로드컴(5.07%)과 AMD(3.19%), TSMC(2.81%) 등도 일제히 올랐다.

    지난주 코스피를 떠났던 외국인의 순매수가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외인은 최근 3거래일 코스피를 순매수했다. 다만 지난주 코스피를 2조2천억 원 대량 순매도한 것에 비하면, 지난 9일부터 누적 순매수가 2천억 원에 불과하다.

    그동안 국내 증시가 부진한 점은 달러-원 하락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주요 통화 레벨에 키 맞추기를 하면서 되돌림 강세 흐름도 더해질 수 있다.

    반면 달러-원에 만연한 저가 매수 심리는 변수다.

    두 달 넘게 달러-원은 1,370원 아래에서 하락 시도가 제한됐다. PPI 이후 남은 지표 일정을 고려한다면 추가 하락에 심리적으로 부담을 줄 수 있다.

    PPI 이후 남은 지표 일정도 고려할 만한 부분이다.

    PPI가 선행지표 성격을 띠는 만큼 이날(현지시간) CPI 발표까지 시장 예상대로 안정된다면 추가적인 달러 약세 재료로 작용할 거란 기대를 해볼 수 있다.

    다음 날 광복절을 맞아 국내 금융시장은 휴장한다. 하반기부터 외환시장이 연장 운영돼 장중 CPI를 확인할 수 있는 점이 달라졌다.

    다만 CPI를 앞두고 보수적인 대응도 가능하다.

    연준 위원들은 물가 지표 둔화에도 신중한 발언을 유지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한 행사에서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향해 가는지에 대해 "우리는 절대적으로 확신을 갖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금리를 내리기 시작했다가 방향을 바꿔서 금리를 다시 올려야 한다면 정말 나쁠 것"이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중동 지역 내 지정학 긴장감이 지속하는 점도 위험회피 요인이다.

    외신에 따르면 하마스의 무장조직 알카삼여단은 전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중심 도시 텔아비브를 향해 로켓 2발을 공격했다. 현지 매체는 텔아비브 부근에서 폭음이 들렸으나 사상자는 없다고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협상에 대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면서도 휴전 협상이 타결되면 이란이 보복 공격을 보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요국들은 오는 15일을 협상의 시한으로 보고 있다.

    장중 오전 11시경엔 뉴질랜드중앙은행(RBNZ)은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오후에는 영국 7월 물가 지표부터 유로존 산업생산, 미국 CPI 및 실질소득 등이 예정돼 있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밤 1,360.3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85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370.40원)와 비교해 7.25원 내린 셈이다.(금융시장부 기자)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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