헷갈리는 내수 전망…정부는 '긍정' vs 지표는 '글쎄'
7월 소매판매도 적신호…카드승인액 증가폭도 둔화
백화점·마트 소비 두달째 마이너스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박준형 기자 = 정책당국이 공식적인 경기 진단에서 4개월째 '내수 회복 조짐'을 언급하고 있지만 최근 집계된 소비 관련 속보성 지표는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화 소비 동향을 알 수 있는 소매판매가 장기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달 말 발표 예정인 7월 지표도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백화점 카드 승인액과 할인점(대형마트) 매출액은 1년 전 같은 달보다 각각 1.4%, 3.3% 감소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소비는 지난 6월에도 각각 1.5%, 1.9% 줄었다.
두 지표가 동반 감소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0년 5월 이후 4년 2개월 만이다.
백화점 카드 승인액과 할인점 매출액은 해당 월의 소매판매액지수를 가늠할 수 있는 속보성 지표다.
또 다른 소비 관련 속보 지표인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올해 들어 2월부터 6월까지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다가 7월에는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정책당국인 기재부가 내수 회복 조짐의 근거로 제시한 카드 국내 승인액과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도 흐름이 썩 좋진 않다.
카드 국내 승인액은 지난달 3.2% 늘었지만 전월(3.8%)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작아졌다.
특히 지난 2월부터 3%대 증가율에서 더 이상 반등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7월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86.8% 증가했으나 증가율은 올해 1월(801.3%)을 정점을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기재부는 지난 16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8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견조한 수출·제조업 호조세에 설비투자 중심의 완만한 내수 회복 조짐을 보이며 경기 회복 흐름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기재부가 공식적인 경기 진단에서 '내수 회복 조짐'을 언급한 것은 지난 5월부터 4개월째다.
기재부 관계자는 "방한 관광객이나 카드 매출액 같은 속보 지표가 연초 이후 개선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고금리, 고물가에 따른 제약 요인이 완화되면서 내수 개선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책당국의 이런 진단과 달리 통계청이 산업활동동향을 통해 발표되는 내수 지표에선 아직 뚜렷한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재화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기준으로 9분기 연속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월별로 보더라도 최근 2년간 소매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플러스 또는 보합을 기록한 적은 2022년 8월(1.9%), 작년 2월(0.0%)과 6월(1.4%), 올해 2월(0.8%) 등 단 4번뿐이다.
최근 집계된 소비 관련 속보 지표 흐름을 고려하면 이달 말 공개되는 7월 소매판매도 반등이 쉽지 않아 보인다.
박상현 iM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에 비해 제한적인 수출 경기의 낙수효과, 주요국에 비해 미약한 무형자산 투자 사이클, 건설 경기 부진 장기화 등이 내수 회복을 제한할 여지가 크다"며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 급등 현상이 금리 인하 시점을 지연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도 내수 회복에 또 다른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wchoi@yna.co.kr
jhpark6@yna.co.kr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