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X이코노미스트 루키] 이유정 하나銀 "경제는 결국 데이터"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시장의 컨센서스에 휩쓸리지 않고 기초 자료(raw data)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이유정 하나은행 자금시장영업부 선임연구원(35)의 리서치 철학이다. 그는 주류 의견에 편승하기보다 제로 베이스에서 데이터를 직접 확인한다. 이를 바탕으로 설득력 있는 스토리텔링 보고서를 적시에 내는 것이 그의 원칙이다.
20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연구원은 이 같은 리서치 방법에 대해 밝혔다. "경제는 결국 데이터"라는 그의 말에는 시장을 바라보는 그만의 시각이 담겨 있었다.
1989년생인 이 연구원은 학부에서 경제학과 심리학을 복수 전공했다. 석사 과정에서는 소비자 심리를 연구했다. 이후 중소기업연구원과 대한상공회의소를 거쳐 2023년 하나은행에 입사했다.
이 연구원의 하루는 새벽에 시작된다. 오전 6시, 자리에 앉아 8시까지 데일리 시황 보고서를 작성한다. 출근길에는 스마트 인포맥스로 뉴욕 시장 동향을 파악한다.
데일리 보고서를 발간하고 나면 본격적인 업무가 시작된다. 서정훈 수석연구위원과 함께 반기, 연간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작성하며, '하나FX 메모' '하나FX 이슈' '하나FX 노트' 등의 수시 보고서도 발간한다. 기업 대상 세미나와 은행 내부 교육도 진행한다.
이 연구원의 FX 리서치와의 인연은 우연히 시작됐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 재직 시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기준금리를 긴급 인하했고 통화정책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연구에 참여하면서 외환시장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현재의 환율 연구에 만족감도 드러냈다. 이 연구원은 "정책 연구는 보고서의 효용을 체감하기에는 실생활과 거리가 있는 편"이라며 "현실과 밀접한 환율 리서치를 통해 고객 업체의 의사결정 근거로 사용되는 것이 뿌듯하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시장의 쏠림 현상에 주목한다. 그는 시장에 종종 펀더멘털과 괴리된 움직임이 나타나면 전문가들의 역할이 중요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쏠림 현상이 발생할 때 적정 수준을 제시하는 것이 연구원의 책임"이라며 "근거 있는 분석을 바탕으로 시장이 결국 펀더멘털에 수렴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리서치에 있어 이 연구원만의 원칙이 있다. 시장의 컨센서스에 휩쓸리지 않고 기초 자료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데이터를 직접 확인한 뒤 주류 의견뿐만 아니라 비주류 의견도 폭넓게 검토한다.
최근 미국 고용 보고서 이후 금융시장이 급등락했을 때도 과민반응이라고 봤다. 시장은 '삼 법칙(Sahm Rule)'이 충족됐다며 연준의 긴급 금리 인하까지 거론했으나 데이터를 봤을 때 침체로 보긴 이르다고 판단했다. 그는 "삼의 법칙은 후행적으로 나타난 결과를 분석한 것"이라며 "미국 경제 지표에서도 금리 영향이 크지 않은 부분은 심각하게 둔화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실업률이 5% 수준까지는 올라와야 침체라고 판단했고 결국 시장은 쏠림 이후 제자리를 찾았다"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적시성과 설득력을 강조한다.
그는 "시장 이슈의 영향이 단기간에 소멸할 수도 있다"라며 "적시에 리포트를 제공해야 해야 시장 참가자들이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보고서가 널리 활용되려면 설득력도 필수"라며 "설득력 있고 논리적인 구조를 만들기 위해 기초 작업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FX 플랫폼 거래 활성화로 보고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플랫폼 거래 활성화로 기업 자금 담당자들이 더 능동적으로 의사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리포트 수요가 증가하고 리서치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 플랫폼팀과 긴밀히 협업해 양질의 보고서를 제공하겠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심리학적 배경을 FX 리서치에 접목하고 싶다는 목표도 밝혔다. 그는 "서정훈 수석연구위원께 전문적인 환율 분석 역량을 배우고 석사 때 연구했던 소비자 의사결정 이론을 FX 시장에 적용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0년 후에는 외환시장을 대표하는 FX 이코노미스트로 성장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의 MBTI는 INTJ. INFP에서 바뀌었다고 한다. 분석적이고 논리적인 성향이 강해졌다. 유명인의 MBTI를 추론하는 미국 퍼스널리티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빅 쇼트'의 주인공 마이클 버리와 워렌 버핏의 오랜 파트너 찰리 멍거도 INTJ로 알려져 있다.
kslee2@yna.co.kr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