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8월들어 엔화보다 강했다…亞통화 중에서도 절상폭 커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최근 급락하면서 8월들어 한국 원화가 일본 엔화보다 급격하게 절상됐다.
20일 연합인포맥스 통화별 현재가(화면번호 6416)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30분 기준 8월들어 전일까지 달러-원 환율은 3.09% 절상됐다.
같은 기간 달러-엔 환율이 2.10% 절상된 것과 비교하면 절상폭이 두드러졌다.
일본 엔화의 기본 여건이 외환당국의 달러 매도 개입에 이어 지난 7월 31일 일본은행(BOJ) 금리인상까지 더해진 상황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원화의 움직임은 더욱 눈에 띈다.
원화는 위안화보다도 절상폭이 컸다. 달러-위안(CNH) 환율은 8월들어 1.29% 하락했다.
대만달러 역시 8월에는 달러대비 2.41% 절상됐다. 싱가포르달러는 2.10% 절상됐고, 홍콩달러는 0.3% 정도 절상됐다.
한국 원화는 지난 4월에 한때 1,400원까지 치솟으면서 달러 대비 2.58% 절하된 바 있다. 당시는 엔화가 달러대비 4% 이상 절하되던 시기였다.
이와 비교해 보더라도 8월에 원화는 아시아통화 중에 두드러진 고공행진을 펼쳤다고 볼 수 있다.
원화를 둘러싼 여건은 다른 아시아통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인하 기대로 글로벌 달러 약세가 나타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아시아통화들은 강세를 나타냈다.
연준이 잭슨홀 미팅을 거치면서 점차 금리인하 경로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글로벌 달러 약세 기조를 이끌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102대로 떨어지며 이같은 흐름을 반영했다.
일본의 경우 미국과 통화정책 방향이 엇갈리면서 엔화 강세로 기울었고, 중국은 경기부양 기대로 위안화가 강세를 보였다.
한국 역시 통화정책 면에서 미국보다 선제적으로 금리인하를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매파적 기대가 일면서 원화의 상대적 강세를 부추겼다.
원화는 지난 6월과 7월에 1,360~1,390원대에서 긴 레인지 장세를 유지했으나 8월부터는 조금씩 강세를 보였다.
다른 통화와 차별화되는 원화의 독특한 펀더멘털이 있다면 지난 7월부터 외환시장 구조개선을 시작하면서 국제화를 위한 첫발을 디딘 점이다.
이 과정에서 해외 금융기관들이 좀 더 원활하게 달러-원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홍보와 제도 개선이 이뤄졌다.
오는 9월 세계 3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World Government Bond Index) 편입 여부 결정이라는 카드가 남아있는 점도 원화의 여건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긴 레인지 장세에 주목하던 전문가들도 달러 약세, 원화 강세 기조에 힘을 싣고 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달러-원 하락세를 "뚜렷해지는 약달러에 원화 키맞추기 추격전"으로 풀이했다.
그는 "달러-원은 원화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를 자극하는 뚜렷한 이벤트 없이 6월 이후 높은 하방 경직성과 함께 좀처럼 레벨을 낮추지 못했다"며 "9월 FOMC에서 연준의 금리인하 개시까지 달러인덱스와 달러-원 하락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최근 급락에 따른 레벨 부담과 추가 인하 기대 조정 과정에서 단기적인 되돌림 가능성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도 "달러-원 환율이 다소 급하게 내려간 측면이 있지만 낙폭이 과대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미 강세로 전환됐던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를 원화도 뒤늦게 따라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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