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총재 '환율' 관련 발언 살펴보니…달러-원 주목할 점은
  • 일시 : 2024-08-22 16:07:25
  • 한은총재 '환율' 관련 발언 살펴보니…달러-원 주목할 점은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시장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환율 관련 발언이 이목을 끌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2일 8월 금통위 금리 동결 결정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달러-원 환율과 관련해 미국과의 금리 동조화, 내국인 해외투자 영향, 환율 변동성 경계 등을 언급했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3개월내 (10~11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과의 금리(인하) 동조화, 이제는 받아들여야"

    가장 두드러진 대목은 앞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방향과 한은 금리의 동조화에 대한 인식이다.

    이 총재는 미국 금리와 한국 금리가 너무 같이 가니까 동조화되는 것 아니냐는 평가에 대해 "이제는 받아들여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시장이 과거보다 미국 금리나 이런 것을 훨씬 더 따라간다고 하는데 미국 금리뿐만 아니라 주식도 같이 동조화되고, 일종의 시장이 선진화되고 있는 거라고 보고 이런 트렌드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과 한국의 금리 움직임은 차이가 있을 것으로 봤다.

    이 총재는 한국은 변동금리가 많고, 미국은 고정금리가 많아 금리를 올릴 때도 미국이 한국 금리인상 속도보다 더 빠르게 더 많은 양을 올렸다고 짚었다.

    이에 "내려갈 때도 미국 금리 조정폭이 한국보다 클 것"이라고 "동조화가 좀 더 같은 방향을 간다고 할 때 금리인하의 폭과 스피드가 미국보다 작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연준이 크게 움직여도 한은의 금리인하 폭과 속도가 작을 것이라는 점은 달러 약세에도 원화 움직임이 제한될 수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외인이 주도하던 환시, 내국인 해외투자 영향"

    서울환시에서 외국인 움직임이 달러-원 환율을 크게 좌우하는 요인이지만 내국인의 해외투자 흐름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라는 점도 좀 더 분명히 했다.

    이 총재는 이날 "우리가 생각할 때 외국인 투자자에 의해서 환율이 주도되고 그러는데, 올해 상반기만 하더라도 외국인이 국내 자본 왔다갔다 한 것에 비해 내국인이 해외 투자로 왔다 갔다 한 양이 거의 두 배에 해당한다"고 짚었다.

    그는 "외환시장과 우리나라 주식 이런 쪽이 외국인에 의해서 주도된다는 표현은 과거 같고, 지금은 거의 내국인이 외국인 투자를 보기는 하지만 내국인의, 서학개미들에 의해서도 많이 영향받는 그런 시장 구조로 변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가격 변수가 해외 변수와 굉장히 많이 같이 움직이는 동조화는 더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국인의 해외투자는 그만큼 달러 수요가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인 동시에 해외 변수에 따라 자금의 움직임이 고르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국제시장 변화 보며, 환율 변동성 경계해야"

    최근 달러-원 환율이 1,330원선 밑으로 하락한 것과 관련해서도 환율 변동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점도 서울환시와 공감대를 보였다.

    이 총재는 "환율 수준은 워낙 여러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고 변동성도 크기 때문에 지금 며칠 사이에 환율이 많이 떨어졌다 해서 안전하다, 이 수준이면 마음 놓아도 된다 이렇게 말하기 어렵다"며 "계속해서 국제시장의 변화는 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적인 예로 8월 5일에 있었던 블랙먼데이 사건이 주식시장 변화가 있을 때 환율시장 변화가 없는, 해외 요인에 의해서 굉장히 많이 변화할 수 있어 경계심을 계속 가지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대체로 통상적인 발언이지만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해외 시장의 큰 변화가 있다면 환율 변동성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을 내비친다.



    ◇달러-원 하방 압력에도 미 금리인하 기대 과도한 반영

    서울환시는 금통위는 물론 8월 잭슨홀 미팅(8월 22~24일), 일본은행(BOJ) 우에다 총재의 의회 출석 등을 살피고 있다.

    달러-원 환율이 1,330원선 부근에서 지지력을 보이고 있지만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차츰 하방 압력을 받을 가능성도 열어두는 분위기다.

    다만, 한미 금리차에 따른 달러-원 하락 기대는 다소 제한적인 양상이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그동안 내외 금리차가 크고 달러 강세에 우리 통화 정책에 제약이 있어, 금리를 내리기 어려웠는데 미국이 금리 내리고 이에 달러 강세도 후퇴한다면 외부 제약 요인이 완화되는 것"이라며 "따라서 국내 요인(물가, 성장, 금융안정)을 살피면서 통화정책을 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외환시장 관계자는 "미국은 높은 수준에서 많이 내려와야 하지만 우리는 미국만큼 빨리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사전포석으로 본다"며 "외환시장이 좀 더 국제화되고 있는 의미로도 전체적으로 공감이 가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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