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환 청산소 설립 추진…기대효과와 과제는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이규선 기자 = 서울 외환시장이 다양한 외환상품 거래 청산 기능을 국내로 흡수하기로 하면서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국내와 해외 기관 간 외환(FX) 거래를 확대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지만 외국계기관의 적극적 참여가 숙제로 꼽힌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한국거래소(KRX)는 원화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이나 FX스와프 등 FX 상품에 대한 중앙청산소(CCP·Central CounterParty) 기능을 국내에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외환당국도 지난해부터 외환시장 구조 개선에 발맞춰 국내에 FX 상품에 대한 청산 기능을 확보하는 방안을 세부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금리스와프(IRS), CD 기초의 이자율 스와프 청산을 하고 있다"라며 "장외거래 중 추가로 청산할 수 있는 상품의 수요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장외에서 거래가 많은 상품 중 NDF나 FX스와프 쪽에서 청산 수요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 있어 시장 참여자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국내에 CCP 기능을 하는 청산소가 설립된다면 거래 비용 등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A은행의 관계자는 "국내 거래소가 NDF 청산 기능을 갖추면 로컬은 거래상대방 리스크를 절감하는 차원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스와프(IRS) 청산은 국내 기관이 주요 대상이었으나 NDF는 국내 기관만의 상품이 아닌 해외 기관의 주력 상품이란 특성이 있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외환시장 개방된 초기에 국내 기관이 해외 기관과 다양한 FX 상품 거래가 쉬워진다는 점은 긍정적인 측면으로 꼽힌다.
다만 외국계기관의 국내 CCP 참여가 관건이다. 현재 글로벌 은행은 주요 CCP인 LCH(런던 클리어링 하우스) 등에서 본점을 통해 파생상품 담보 관리를 일원화하고 있다.
B은행의 관계자는 "외국계은행은 담보 관리를 전담하는 체계가 이미 있다. 국내 CCP에 참여한다면 담보를 따로 관리해야 할 수 있어 (이를) 원하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FX 상품별로 국내 CCP를 도입하는 데 따르는 부담도 제각기 다를 수 있다.
C은행의 관계자는 "원화 IRS는 원금 교환 없이 차액만 정산한다"며 "반면 CRS는 원금 교환이 있기에 동일한 규모를 거래해도 담보 리스크가 훨씬 크다"고 말했다.
국내 기관에서 NDF 거래를 차익거래 등 특정한 목적에 한정해 사용할 경우에는 CCP 설립으로 인한 기대효과가 반쪽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D은행의 관계자는 "특히 국내 시중은행의 NDF 거래는 현물환과의 무위험 차액거래가 많다"며 "해당 거래로 NDF 특정 포지션만 쌓이면 청산소를 이용해 증거금을 아끼는 효과는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청산소가 도입되고 국내 은행의 NDF 매매가 활발해지면 포지션 플레이 등 양방향 거래가 활성화될 수도 있다.
청산소를 이용하면 거래 상대방을 찾기 쉬워지고 개시 증거금(IM, Initial Margin)을 거래 상대방마다 따로 관리할 필요가 없어 거래 비용도 절감된다.
청산소를 통해 여러 은행과의 거래를 네팅(상계)해 위험 노출과 결제 금액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거래가 청산소에 집중되기에 당국의 모니터링도 한결 수월해진다.
거래소 관계자는 "시장의 수요를 면밀히 파악해 도입 여부를 올해 안에 결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kslee2@yna.co.kr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