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12% '털썩'…최악의 주가 폭락 경험한 정부는
  • 일시 : 2024-08-26 10:21:28
  • 하루에 12% '털썩'…최악의 주가 폭락 경험한 정부는



    undefined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지난 5일 코스피 지수는 이례적인 급락으로 거래가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를 겪고 나서도 계속 하락해 한때 전날 대비 11% 가까이 추락했다.

    장 마감 직전 낙폭을 일부 반납해 8.77% 밀리며 거래를 끝냈지만, 이로 인해 휴가를 떠났던 대통령실 참모들은 부랴부랴 복귀했고 금융당국은 긴급 시장점검회의를 열어 상황을 파악했다.

    이처럼 투자자뿐만 아니라 정부까지 당황하게 하는 예상치 못한 주가 폭락은 잊을 만하면 찾아오는데 언제 어떤 정권에서 또 발생했을까.

    26일 연합인포맥스 집계에 따르면 현재 사용되는 코스피 지수가 만들어진 1983년 이후 하락률 기준으로 가장 가파른 내리막을 경험한 정부는 김대중 정부(1998년 2월~2003년 2월)다.

    최악의 주가 폭락은 전 세계에 충격을 준 9·11 테러로 발생했다.

    2001년 9월 12일, 미국 뉴욕의 월드트레이드 센터가 이슬람 테러 조직 알카에다의 테러로 무너진 다음 날 코스피 지수는 무려 12.02%나 하락했다.

    전례 없는 미국 본토에 대한 공격으로 투매가 발생하면서 국내 증시도 모래성처럼 무너져버린 것이다.

    충격을 줄이기 위해 정부는 개장 시간을 3시간 늦췄지만 쏟아지는 매도 주문에 2분 만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했고 증시는 결국 주저앉았다. 23년이 지난 지금까지 당시 낙폭을 능가하는 증시 붕괴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두 번째로 가파른 주가 하락 역시 김대중 정부 때 발생했다.

    2000년 4월 17일 코스피 지수는 하루 만에 11.63% 떨어졌다. IT 버블이 터지기 시작하면서 미국 증시가 '검은 금요일'을 겪었고, 이에 따른 충격으로 국내 증시도 '검은 월요일'을 겪게 됐다.

    정부 부처와 한국은행 등 관계 당국은 시장 안정을 위한 대책을 내놨으나 주가 하락을 멈춰 세우지 못했다.

    이명박 정부(2008년 2월~2013년 2월)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주가 폭락을 여러 차례 경험했다.

    코스피 지수는 2008년 10월 16일 9.44% 하락했고, 8일 뒤인 24일 10.57% 떨어졌다. 코스피 역사상 세 번째와 네 번째로 큰 낙폭이다.

    공포감 속에 정부는 은행의 외화 차입 거래에 대한 지급 보증 등 특단의 대책을 발표했지만 증시 추락에 제동을 걸지 못했다.

    한편, 2022년 5월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이달 초 마주한 주가 폭락은 코스피 기준으로 역대 5위 기록이다.

    미국 경제의 경착륙에 대한 우려와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시 급락의 배경으로 꼽힌 가운데 약세 흐름은 이어지지 않고 반등하는 분위기다.

    문재인 정부(2017년 5월~2022년 5월)도 주가 폭락을 피하지 못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였던 2020년 3월 19일 코스피 지수는 하루 동안 8.39% 미끄러졌다. 역대 여섯 번째로 높은 하락률이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고 주가 급락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50조원 규모의 대책을 내놓겠다고 발표했으나 악화한 투자 심리를 달래지 못했다.

    다만, 증시는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 등으로 다음 날인 20일부터 안정세를 되찾으면서 회복 흐름을 이어갔다.



    undefined


    역대 낙폭이 컸던 열 번의 사례 중 김대중 정부 기간 발생한 경우가 네 번이었다. 이명박 정부는 3회, 김영삼·문재인·윤석열 정부는 1회씩 주가 급락을 겪었다.

    기간을 1주 단위로 산정할 경우 이명박 정부가 최대 주가 폭락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지수는 2008년 10월 20~24일 무려 20.49% 추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충격 탓이다. 앞서 같은 해 10월 6~10일에는 12.55%의 하락 흐름이 발생했다.

    주간 단위 낙폭 2~4위는 김영삼 정부(1993년 2월~1998년 2월)가 차지했다. 모두 외환 위기로 인한 주가 폭락이다.

    코스피 지수는 1997년 12월 8~12일 한 주 동안 전주 대비 19.22% 급락했다. 같은 해 11월 24~28일 18.61%, 10월 27~31일 17.54% 떨어졌다.

    열 번의 주간 단위 최대 급락 사례 중 무려 네 번이 김대중 정부 기간에 발생했다. 일간 급락 사례와 유사한 결과다.

    코스피 지수는 2000년 10월 9~13일 13.84%, 1998년 3월 30일부터 4월 3일 사이에 13.64% 밀렸다. 9·11 테러 발생 주간인 2001년 9월 10~14일에 13.11% 하락했고, 2000년 9월 18~22일 11.93% 떨어졌다.

    문재인 정부 기간이었던 2020년 3월 9~13일에는 코로나19 유행으로 코스피 지수가 13.17% 뒷걸음질 쳤다.

    월간 단위 최대 코스피 급락을 유발한 원인은 외환위기로 분석됐다. 코스피 지수는 김영삼 정부 기간인 1997년 10월에 27.25% 후퇴했다.

    두 번째로 큰 규모의 하락세는 이명박 정부 때 포착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코스피 지수는 2008년 10월 한 달 동안 23.13% 떨어졌다.

    10대 급락 사례 중 가장 많은 하락을 경험한 정부는 역시 김대중 정부였다.

    1998년 5월(21.17%), 2000년 10월(16.10%), 2000년 4월(15.74%), 2000년 7월(14.03%), 1998년 3월(13.94%), 2002년 12월(13.42%) 등 여섯 번의 가파른 하락 흐름이 김대중 정부 기간 출현했다.

    노태우 정부(1988년 2월~1993년 2월) 때에도 네 번째로 큰 폭의 월간 주가 급락이 나타났다.

    코스피 지수는 1990년 4월에 18.10% 하락했는데 저금리·저유가·저달러 시대가 종료된 영향을 받았다. 당시 정부는 시장 안정을 위해 증권시장안정기금 시행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노무현 정부(2003년 2월~2008년 2월)는 정권 말이자 글로벌 금융위기 초입이었던 2008년 1월에 코스피 지수가 14.36% 떨어지는 것을 경험했다.

    이처럼 역대 정부는 결코 경험하고 싶지 않은 일이었겠지만 거의 예외 없이 주가 폭락을 겪었고 정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해 문제 해결에 나섰다.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는 "주가 폭락을 예측하고 회피하기는 어렵다"며 "정부는 대책을 내놓을 때 시장의 자율성을 고려해야 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책 효과를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수정해야 한다"면서 "상황에 따라 적절한 정책 조합이 필요하다.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undefined


    ywshin@yna.co.kr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