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자가 '아세안'으로 간 까닭"
  • 일시 : 2024-08-26 10:56:30
  • "글로벌 투자자가 '아세안'으로 간 까닭"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종합지수:인포맥스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배수연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기대되는 데 따라 글로벌 투자자들이 성장성이 높은 아세안(ASEAN) 시장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닛케이 아시아가 26일 보도했다.

    해당 국가들은 경기 부진과 통화 약세로 역내 자본 유출이 이어지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완화적으로 바뀔 것으로 기대되면서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는 이유에서다.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자들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폭이 커지면서 인플레이션에 길들여진 시장을 찾아 성장성이 높은 동남아 등 아세안 국가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 주가 지수 약진하고 통화는 강세

    지난 2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종합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동남아 증시는 8월 중순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이에 앞서 20일에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종합지수가 2020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필립증권 리서치의 리서치 헤드인 폴 츄는 "투자자들의 말레이시아 주식에 대한 문의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동남아 증시의 랠리는 미국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기대감이 뒷받침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24일(현지 시각)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경제회의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상승 위험이 줄어들었다면서 "통화정책이 조정될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연준의 비둘기파적인 행보 등으로 미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 국채 수익률 격차가 좁혀졌고 해당 지역의 통화도 미국 달러화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다. 말레이시아 링깃화는 이달 초 달러 대비 16개월 만에 최고가로 거래됐다.

    MSCI의 달러 표시 아세안지수는 주가 상승과 동남아 통화 강세가 맞물린 영향으로 8월 들어 현재까지 6% 상승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 오르는 데 그쳤다.

    달러화 약세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브라질 등 다른 신흥국 시장에도 순풍을 제공했다. 투자자들은 동남아시아 경제의 높은 성장에 주목했다.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은 4~6월 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고 2022년 10~12월 분기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베트남과 태국의 성장도 가속화됐다.

    리서치 헤드인 츄는 "아세안 주식시장에서 가장 실적이 좋은 곳은 말레이시아였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말레이시아) 국내에서 진행 중인 구조 개혁에 대해 낙관적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 배경에는 데이터 센터, 경제특구 및 더 많은 교통 인프라와 같은 국가에 더 많은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여러 이니셔티브가 있다"고 말했다.

    ◇ 장기적으로도 장밋빛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경제전망은 2025년 미국의 성장률이 1.9%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는데, 말레이시아는 4.4%, 인도네시아는 5.1%, 필리핀은 6.2%, 인도는 6.5%로 더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한편 브라질의 성장률은 2.4%로 전망됐으며 남아공은 1.2%, 나이지리아는 3%로 나타났다.

    동남아시아의 전망은 장기적으로도 장밋빛이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싱크탱크 앙사나 카운슬과 미국 컨설팅업체 베인앤코, 싱가포르 DBS은행의 공동 조사에 따르면 동남아 주요 6개국은 2024~2034년에 연평균 5.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의 성장률은 3.5~4.5%로 전망됐다. 이 조사 결과는 아시아의 세계 경제가 중국에서 남쪽으로 이동하는 동력을 가리키고 있다.

    동남아시아는 중미 긴장 속에서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로 이득을 봤다. 중국에 부과된 미국의 관세 인상은 중국의 대미 수출을 제한했다. 중국에서 보다 지정학적으로 중립적인 동남아시아로의 생산 시설 이전이 증가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인도네시아도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의 반도체 장치 및 데이터 센터에 대한 강력한 지출로 전기 자동차 및 전기차 배터리와 같은 분야에 대한 투자가 증가했다.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는 자국을 반도체 생산을 위한 "가장 중립적이고 비동맹적인 위치"라고 선전했다.

    미국 반도체업체 인텔은 2021년부터 10년간 말레이시아에 300억링깃(현행 68억달러)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독일 인피니온 테크놀로지스는 8월 초 현지에 생산설비를 증설하고 차세대 전력반도체를 만들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베트남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아세안 10개 회원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액은 2023년 잠정치 기준 사상 최대치인 2천298억 달러를 기록했다. 싱가포르, 베트남, 캄보디아 등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난 몇 년간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달러 강세로 어려움을 겪었다. 인플레이션은 내수에 부담을 주었고, 자국 통화 약세는 달러 표시 부채로 인한 부담을 증가시켰다. 경기 부진과 통화 약세로 역내 자본 유출이 이어졌지만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미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 기조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 역내 통화 가치가 절상되면서다

    한편 아세안은 동남아시아 국가 연합으로, 1967년 8월 8일에 설립됐다. 이 조직은 경제, 정치, 안보, 군사, 교육 및 문화 협력을 통해 회원국 간의 협력과 평화를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아세안의 회원국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브루나이,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등 현재 10개국으로 구성돼 있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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