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섭의 중소기업 킵고잉] 고정비, 전략적으로 바라보자
중소기업이 디지털 경영 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가정해보자. 이 시스템을 통해 자금 흐름을 면밀히 살펴보면, 단번에 눈에 띄는 항목이 있다. 바로 '고정비'다. 고정비란, 생산설비 이용과 관계없이 일정하게 발생하는 원가를 뜻한다. 종업원 급여·퇴직급여, 복리후생비, 감가상각비, 경상연구개발비, 이자비용, 보험료 등이 그 대표적 예다.
기업의 체급에 따라 고정비 지출은 불가피한 측면이 많다. 그렇다고 해서 고정비를 가볍게 '어쩔 수 없는 비용'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고정비는 법인세와 종합소득세 부담을 결정짓고, 기업의 신용평가에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정비를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적극적으로 줄이되 꼭 필요한 지출은 절세 효과까지 고려해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그렇다면 고정비 항목별로 중소기업이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까.
◇ 종업원 급여·퇴직급여, 복리후생비
직원의 급여, 퇴직급여, 복리후생비는 기업의 입장에서 쉽게 줄일 수 있는 금액이 아니다. 최근 중소기업은 만성적인 인력난에 임금인상 압력까지 거세게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고정비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바로 '절세 혜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의 '2024년 중소기업 조세지원'에 따르면 상시근로자 수가 증가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통합고용세액공제가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중소기업은 업종, 규모 및 소재지, 채용 근로자 특성에 따라 상시근로자 1인당 최소 850만원에서 최대 1천550만원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그 외에도 퇴직연금 도입 시 부담금 납입액에 대해 전액 손금으로 인정되어 법인세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 감가상각비
감가상각비란 기업이 소유한 자산의 가치를 일정 기간에 걸쳐 나누어 비용으로 인식하는 고정비이다. 외부감사 대상이 아닌 중소기업의 경우 주로 세무신고용으로 재무제표를 작성하여, 세법을 중심으로 회계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법인세법에서는 감가상각을 강제하지 않고 있어, 일부 회사는 회계상 임의로 감가상각비를 과소 계상하거나 아예 비용으로 처리하지 않고 당기순이익을 조정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방식으로 은행의 기업 신용평가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으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접근은 감가상각을 강제하는 금융기관의 신용평가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할 수 있다. 오히려 '중소기업 특별세액감면(중소기업 업종, 지역, 규모에 따라 5~30%의 법인세(소득세) 세액감면, 수도권 중기업 제외)'을 받은 중소기업이라면 회계처리와 무관하게 감가상각비를 세무조정을 통해 손금(비용)으로 산입해야 함을 주의해야 한다.
◇ 경상연구개발비
연구개발비는 당장 눈에 보이지 않지만, 향후 성장성과 수익성을 위해 필요한 요소다. 신용보증기금과 경상대학교의 '연구개발비 지출이 중소기업의 재무성과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 따르면 연구개발비 지출은 시차를 두고 매출액 및 수익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연구개발비는 다양한 세제 혜택이 있어 중소기업의 대표는 이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이 연구개발(R&D) 활동을 위해 기업부설 연구소를 설립하고 인정받으면, 연구 및 인력개발비에 대한 25%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연구목적의 부동산에 대한 취득세와 재산세가 일부 감면된다. 아울러 산업 연구 기술 및 개발 용품에 대한 연구 목적으로 수입한 물품이 있을 경우 80%까지 관세 감면 혜택도 받을 수 있다.
◇ 이자비용
높은 이자비용은 기업의 재무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어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자비용은 위 요소들과 달리 회계처리 방법과 정책자금지원 등을 통해 조정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분식회계 없이 적정성에 따라 시설자금 대출의 이자비용을 손익계산서의 비용으로 기록하지 않고 재무상태표의 자산으로 기록하는 '자본화 차입원가'를 활용할 수 있다. 아울러 협약대출과 재정기금 등 정책자금을 활용하면 실제 이자비용을 줄일 수 있다. 그 예로, 경기도에 위치한 중소기업(일부 업종 제외)은 업체당 최대 5억원 한도로 0.3%p~2.0%p의 금리 감면이 가능한 경기도 협약대출(중소기업육성자금)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산업재해 예방시설 도입 및 작업환경을 개선하기 위하여 안전·보건시설을 설치하고자 하는 중소기업은 안전보건공단의 추천을 받아 저리(1.5%)의 시설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우리 기업에 적합한 정책자금을 보다 손쉽게 찾고 싶다면, IBK BOX 홈페이지(www.ibkbox.net)에서 '정책자금 맞춤 추천'을 받을 수 있다. 그 외에도 IBK기업은행은 지난 4월부터 매출 하락, 고금리 부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법인에 한해 5% 이상의 기존 대출에 최대 2.0%p까지 감면을 지원하고 있으니 참고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정부는 지난 7월 22일부터 소상공인 5대 고정비 지원 확대 정책을 펼치고 있다. 최근 경기 불안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고정비를 전략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무 대리인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고정비의 항목별 유의 사항과 절세 혜택을 충분히 검토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또한 우리 회사에 꼭 맞는 방안을 찾고 싶다면, IBK기업은행의 거래 영업점에 찾아가 중소기업 경영 전반에 대한 원포인트 무료 컨설팅을 신청할 수 있다. 다음에는 '중소기업의 ESG 경영'을 주제로 찾아뵙도록 하겠다.
(김규섭 IBK경제연구소 연구소장·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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