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외환분석] 美예외주의 소멸로 저무는 달러
(서울=연합인포맥스) 5일 달러-원 환율은 미국 경제만 나 홀로 잘나가던 예외주의가 소멸하면서 달러화도 같이 저무는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1,330원대 중반을 예상한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미 고용시장의 냉각 및 둔화를 시사하는 지표가 잇달아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컷'(50bp 인하)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경기 우려로 위험회피 심리가 나타남에 따라 외환시장에서는 엔화와 스위스프랑 등 전통적인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커지고 있다.
둔화하는 곳이 미국 경제이고 그 폭이나 속도가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면 달러가 더는 주목받지 못하는 셈이다.
간밤 달러 인덱스는 101.282로 떨어졌다. 전날 서울 환시 마감무렵 101.698보다 0.4포인트가량 크게 내렸다.
달러화는 미 노동부의 7월 구인·이직 보고서(JOLTs)가 나오자 수직으로 하락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계절조정 기준 구인 건수는 767만3천건으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110만건 줄었다. 전달보다는 23만7천건 줄면서 2021년 1월 이후 최저치였다.
시장 예상치는 809만건이었다.
파월 의장이 주목하는 지표인 구인배율은 1.07배로 전달의 1.16배에서 더 하락했다. 2018년 4월 이후 최저다. 구인배율은 실업자 한명당 일자리 개수를 집계한 것으로 고용시장의 균형 수준을 파악하는 데 적합하다.
구인비율(job openings rate)은 4.55%로 전달의 4.8%보다 하락했다.
연준 내 영향력 있는 인사인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구인 건수가 더 떨어졌을 때 실업률이 급증할 수 있는 전환점이 구인비율 4.5%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처럼 미국 고용이 둔화 경로를 나타내면서 2주 앞으로 다가온 연방공개시자위원회(FOMC)에서 시장이 기대하는 빅컷 확률은 45%로 전날의 38%보다 더 높아졌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불거진 위험회피에도 달러-원 환율이 강보합을 보이는 데 그쳤다.
코스피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1조원 가까이 순매도하면서 커스터디 매수가 나왔지만, 역외는 매도세로 대응하면서 상방 압력 자체는 크지 않았다.
수출 대기업 이월 네고가 월초부터 나왔지만, 전날에는 네고와 결제가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정도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딜러들은 달러-원이 오를 이유가 별로 없다고 봤다. 특히 최근에는 주식시장 약세에도 원화가 받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대신 엔화나 위안화 등 아시아 통화의 영향력이 더 큰 상황이다.
이날 환율이 다소 떨어지면서 변동성을 보인다면 수출기업 이월 네고물량이 추격매도 형태로 나오며 하방을 더 낮출 가능성은 있다.
다만 1,330원을 하향 돌파하기는 어렵고, 금요일 밤 나오는 비농업 고용을 확인해야 하는 작업이 남았다.
시장에서는 8월 비농업 고용이 16만3천명 증가했을 것으로 봤고, 실업률은 4.2%를 예상했다. 지난 7월에는 11만4천명 증가해 3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실업률은 4.3%로 4개월 연속 올랐다.
비농업 고용에 앞서 이날 밤에는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수도 발표된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밤 1,333.0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50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342.20원) 대비 6.70원 내린 셈이다. (금융시장부 정선미 기자)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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