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은행 잡자"…SSA 발행사 입지 굳히는 수출입銀
  • 일시 : 2024-09-05 08:20:53
  • "글로벌 은행 잡자"…SSA 발행사 입지 굳히는 수출입銀

    중앙은행·국제기구 이어 은행권 보강 집중

    역대급 IR 행보, 이유 있는 글로벌본드 흥행



    서울 여의도에 있는 수출입은행 전경 사진 [수출입은행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대면·비대면 IR부터 인베스터콜(inverstor call)까지. 극심한 시장 변동성 속에서도 20억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SEC Registered) 발행을 마친 한국수출입은행의 흥행은 노력의 산물이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의 맏형으로 꼽힌다. 우량 신용등급과 그동안 쌓아온 입지 등에 힘입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투자자 모집에 큰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현실에 안주하기보단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면서 정부·국제기구·기관(Sovereigns·Supranationals & Agencies, 이하 SSA) 발행사로서의 입지 다지기에 한창인 모습이다.



    ◇이번엔 글로벌 은행, SSA 투자층 보강 나선 수은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수출입은행은 20억달러 규모의 채권 발행을 확정했다. 트랜치(tranche)는 3년과 5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 5년물 변동금리부채권(FRN)으로 각각 7억달러, 8억달러, 5억달러 규모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이번 발행에 앞서 다양한 글로벌 기관들과의 접점 확대에 나섰다. 지난주 홍콩 시장을 찾은 데 이어 글로벌 은행권을 집중적으로 겨냥한 비대면 IR을 진행해 투자자 설득에 집중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특히 주목한 건 글로벌 은행이다. SSA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는 은행 트레저리 등을 겨냥해 더욱 견고한 투자 기반을 다지겠다는 전략이었다.

    수출입은행 채권의 경우 수년 전부터 SSA 시장의 한 축인 중앙은행과 국제기구 등의 투자자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SSA 발행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 견고히 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은행권과의 관계를 굳건히 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이를 위해 한국수출입은행은 은행 트레저리를 타깃으로 한 기업 소개자료(티저)를 별도 제작해 배포하는 등 상당한 공을 들였다. 이들로부터 수출입은행 채권이 고유동성자산(HQLA)으로 인정받을 경우 견조한 매수세에 힘입어 가격 이슈에서 비교적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물론 HQLA로 인식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BIS에서 권고하는 국제 기준 이외에도 은행마다 평가 지표가 다르기 때문에 이를 모두 충족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수출입은행은 다수의 글로벌 은행과의 접촉을 이어가면서 이를 현실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북빌딩도 SSA 겨냥…벤치마크 역할 꾸준

    한국수출입은행의 시도는 북빌딩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발행에 앞서 북빌딩 전일인 지난 3일 런던 시장에서 맨데이트를 공표하는 방식을 택했다. SSA 투자자가 집중 포진한 유럽 시장에 먼저 발행 사실을 알리는 방식으로 주목도를 높인 것이다.

    맨데이트 공표 후 곧바로 글로벌 인베스터콜을 진행해 분위기를 북돋웠다. 이후 투자수요 확인 과정(IOI)을 거쳐 4일 오전 아시아 시장을 시작으로 유럽과 미국 등에서 주문을 쌓아나갔다.

    최근 글로벌 은행권의 선호도가 높아진 변동금리부채권(FRN)을 택해 관심을 끌어올리기도 했다. 3년과 5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과 함께 5년물 FRN 발행에도 나섰던 배경이다. 공모 한국물 시장에 글로벌본드 형태로 5년물 FRN이 등장한 건 2018년 이후 6년여 만이다.

    물론 아시아 시장 또한 놓치지 않았다. 지난주 IR을 진행하는 등 공을 들인 결과 북빌딩 초반부터 강한 수요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뉴욕 개장 후 미국 금융시장이 흔들리는 등 변동성이 드러났지만, 아시아에서부터 쌓아온 견조한 수요에 힘입어 흥행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한국수출입은행의 벤치마크 역할 또한 눈길을 끈다.

    수출입은행은 3년물 FXD를 마이너스(-) 뉴이슈어프리미엄(NIP)으로 찍은 데다 5년물 FXD·FRN 또한 공정가치(fair value) 수준의 금리를 형성했다. 최근 미국 국채금리가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스프레드가 커지고 있지만 이를 일정 부분 방어하는 효과를 가져온 셈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의 국제 신용등급은 AA급 수준이다. 무디스와 S&P, 피치는 한국수출입은행에 각각 'Aa2', 'AA', 'AA-'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이번 딜은 BNP파리바와 BoA메릴린치, 크레디아그리콜, ING 증권, 미즈호증권, 나티시스가 주관했다. KB증권이 보조 주관사 격인 조인트 리드 매니저(Joint lead manager)로 이름을 올렸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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