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 폭풍이 몰아쳐도 서울환시는 '무풍지대'…이유는
  • 일시 : 2024-09-06 09:07:22
  • 증시에 폭풍이 몰아쳐도 서울환시는 '무풍지대'…이유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영향發 엔화 강세 동조화

    外人 국고채 순매수, 헤지비율↑, 주식 관련 환전물량↓



    (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최근 증시가 부진한 데도 달러-원 환율은 오히려 하락해서 기존의 통념과 반대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른바 엔 캐리 트레이드가 바꾼 환율 지형으로서, 미국 주식시장이 부진하면 엔화에 대한 수요도 늘면서 우리 원화 강세까지 이어지는 게 이유로 분석된다.

    이외에도 외국인의 국고채 순매수, 헤지 비율 상향, 주식 매도 후 달러 환전 비중 하락 등이 거론된다.



    ◇증시 폭락에도 달러-원 환율은 '무풍지대'

    6일 국제금융시장에 따르면 미국 나스닥은 지난 3일 3.26% 하락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7.2로 예상치인 47.5를 하회했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에 영향을 미쳤다.

    보통 이런 이벤트가 발생하면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옅어지면서 우리 증시에도 나쁜 영향을 준다.

    실제로 이달 4일 우리 코스피는 나스닥의 영향을 받아 3.15% 하락했다.

    이 경우 외국인이 주식 매도로 받은 원화를 달러로 환전하면서 달러-원 환율 상승 요인이 된다. 실제로 많은 외환딜러가 달러-원 환율 상승을 점쳤다.

    그러나 실제로 종가 기준으로 달러-원 환율은 전장 대비 0.80원 오르는 데 그쳤다.

    장중에는 1,340.30원으로 오히려 빠지기도 했다.

    증시가 큰 충격을 받았지만, 달러-원 환율은 사실 큰 변동이 없는 셈이다.

    비슷한 일은 8월 초에도 있었다.

    8월 5일 이른바 '검은 월요일'로 불리는 시점이다.

    이날 코스피는 8.77% 빠졌다. 일본 닛케이255도 12.40% 폭락하는 등 아시아장이 최악이었다.

    달러-원 환율은 장 초반 1,355원까지 폭락하더니 오후 장에서는 이를 대부분 만회하며 최종적으로 3.60원 오르는 데 그쳤다.

    장 초반에는 반대로 갔을 뿐만 아니라, 증시에 강한 충격이 왔는데도 달러-원 환율 상승 폭은 그렇게 크지 않았다.



    ◇엔 캐리 효과, 外人 헤지 비율ㆍ국채 매수↑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이러한 이유를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현상으로 본다.

    지난 8월 5일만 해도 일본에서 저리의 자금으로 돈을 빌린 후 미국 주식을 사들인 기관의 매도가 거셌다.

    엔화가 약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감도 반영됐다.

    그러나 일본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고, 이에 놀란 엔캐리 자금이 미국 증시에서 대거 이탈했다.

    이탈한 자금은 엔화 대출을 상환하기 위해 엔화를 사들이기 시작했고, 달러-엔 환율은 전장보다 3.29% 빠지기도 했다. 이후 낙폭이 줄면서 최종 종가는 1.61% 떨어졌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달러-엔 환율은 주로 140엔대 초반에서 흘러가고 있다.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이에 동조하는 원화와 위안화도 동시에 강세로 전환했고, 달러-원 환율도 생각보다 많이 오르지 않은 셈이다.

    9월 들어서도 미국과 우리 증시는 좋지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엔화의 강세에 힘입어 급등하지 않았다.

    외환시장에서 거론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외국인의 국고채 매수다.

    세계적으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면서 주요 투자자는 안전자산인 국고채 매입에 나섰고, 우리 시장에도 상당수 유입됐다.

    실제로 지난 4일의 경우에는 외국인 국고채 순매수가 이어지면서 오전에는 우리 달러-원 환율에 하방 압력을 주기도 했다.

    어느 정도 외국인의 주식 이탈자금에 따른 달러 매수가 상쇄된 셈이다.

    외국인의 주식 관련 달러 매수세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

    시중은행 딜러는 "최근 들어서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에 비해서 커스터디의 달러 매수 물량이 많지 않은 느낌"이라며 "환전하지 않고 원화 계좌에 그대로 둔 후 시황을 보고 재투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른 딜러는 "최근 통화선물을 보면 외국인의 헤지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선물에서는 달러를 팔면서 외환시장에 충격이 덜하다"고 설명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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