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채권-주간] '빅 컷' 선 그은 연준…실기론 또 부상하나
뉴욕증시 하락세 이어가면 '50bp 인하' 목소리 커질 수도
8월 실업률,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따지면 '0.03%P' 하락에 그쳐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이번 주(9~13일) 뉴욕 채권시장은 미국의 8월 고용보고서 여파를 소화하며 한주 앞으로 다가온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7~18일)를 대기하는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6일) 잇달아 등장한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이달 '빅 컷'(50bp 인하) 신호는 주지 않음으로써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의 금리 인하는 25bp로 개시될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 윌리엄스 총재는 연준의 '실질적 3인자' 역할을 하며, 월러 이사는 연준 안에서 영향력 있는 매파로 통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고용시장 냉각 신호가 점점 뚜렷해지고 있어 연준의 대응이 늦었다는 '실기론'이 다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뉴욕증시가 약세를 이어갈 경우 당장 다음 주 FOMC에서 '빅 컷'이 나와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뉴욕증시 대표지수인 S&P 500은 지난주 4.25% 급락하며 작년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가장 큰 주간 하락률을 기록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5.77% 추락, 2022년 1월 이후 최악의 한주를 보냈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1일 나올 예정이지만 예상을 크게 웃돌지 않는 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준의 초점은 물가에서 고용으로 두드러지게 이동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 지난주 금리 동향
연합인포맥스 해외금리(화면번호 6533)에 따르면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주대비 19.50bp 급락한 3.7100%를 나타냈다. 7월 고용 '쇼크'가 있었던 지난달 첫째주 이후 가장 크게 하락하며 작년 6월 이후 최저치로 후퇴했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3.6480%로 한 주 전에 비해 27.30bp 굴러떨어졌다. 2022년 9월 이후 최저치다.
30년물 수익률은 4.0200%로 17.60bp 하락했다. 작년 12월 이후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중단기물 수익률이 더 크게 하락한 가운데 10년물과 2년물 수익률의 스프레드는 플러스(+) 6.20bp로 전주대비 7.80bp 확대됐다. 2년 넘게 지속돼 왔던 수익률곡선의 역전이 마침내 종가 기준으로도 해소됐다.(불 스티프닝)
미국의 지난 7월 구인건수와 8월 ADP 민간고용이 모두 시장 눈높이를 크게 밑돈 가운데 8월 비농업부문 고용 증가폭(+14만2천명) 역시 예상치(+16만4천명)를 하회했다. 이전 두달치가 8만6천명 하향 수정된 것도 실망감을 배가했다.
금리 선물시장의 이달 50bp 인하 베팅은 한때 40%를 웃돌기도 했으나 윌리엄스 총재와 월러 이사의 발언 영향에 다시 후퇴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에 반영된 9월 50bp 인하 가능성은 30.0%를 나타내고 있다. 한 주 전과 같은 수준이다.
◇ 이번 주 전망
윌리엄스 총재는 지난 6일 미국외교협회(CFR) 주최 행사 연설에서 "경제가 이제 균형을 이루고 인플레이션이 2%로 향하고 있다"면서 금리를 낮추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인하폭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그는 25bp와 50bp 중 어느 쪽으로 인하를 시작해야 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은 그에 대해 개인적 의견을 갖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월러 이사는 노트르담대학 연설에서 50bp 인하에 열려있다는 입장을 내비치면서도 당장 이달에 그럴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함께 시사했다. 그는 "후속 데이터가 노동시장이 상당히 악화하였음을 보여준다면 FOMC는 통화정책을 조정하기 위해 신속하고 강력하게 행동할 수 있다"면서 "데이터가 더 큰 폭의 인하가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면 나는 그것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노동시장이 분명히 냉각됐지만, 내가 본 증거에 따르면, 나는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졌거나 필연적으로 곧 경기침체로 향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경제 데이터의 집합은 노동시장과 경제가 견조하게 작동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대한 전망이 좋고, 인플레이션이 2%에 가깝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최근 3개월(6~8월) 비농업부문 고용 증가폭 평균치는 11만6천300명을 가리키고 있다. 이는 2020년 6월 이후 최저치로, 고용 둔화가 추세적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8월 실업률이 4.2%로 전월대비 0.1%포인트 하락하긴 했으나 여기에는 반올림에 의한 착시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소수점 둘째자리까지 따질 경우, 실업률은 7월 4.25%에서 4.22%로 0.03%포인트 낮아진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준으로 6월 실업률은 4.05%였다.
고용시장의 '약한 고리'를 파악하려는 목적으로 자주 사용되는 광의의 실업률(U-6)은 7.9%로 전월대비 0.1%포인트 오르면서 2021년 10월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
광의의 실업률은 공식 실업률(U-3)에 포함되는 실업자에 경제적 이유로 인한 파트타임 취업자와 취업 의사는 있지만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사실상의 실업자까지 더해 산출하는 지표다.
11일 발표되는 8월 CPI는 전품목(헤드라인)과 근원 지표 모두 전월대비 상승률이 전달과 같은 0.2%로 유지됐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 정도 결과가 나온다면 이달 FOMC 향방에 변수가 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물가지표가 '상방 서프라이즈'를 선사한 적이 없었다. 따라서 시장은 고용 및 경기 관련 데이터에 더 비중을 두고 있는 상황이다.
CPI 다음날인 12일에는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나온다. 이어 13일에는 미시간대의 9월 소비심리지수(예비치)가 발표된다.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지난 7일부터 통화정책에 대한 발언을 할 수 없는 '침묵 기간'(blackout period)에 돌입했다. 10일 브루킹스연구소 행사에 등장하는 마이클 바 감독담당 부의장은 금융규제를 주제로 대담을 가질 예정이다.
미 재무부는 10일부터 사흘 연속으로 총 1천190억달러어치의 국채를 입찰에 부친다. 3년물 580억달러어치를 시작으로 10년물 390억달러어치, 30년물 220억달러어치 등이 그 뒤를 잇는다.
미국 밖 이벤트 중에서는 12일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가 재료가 될 수 있다. ECB는 지난 6월에 이어 25bp의 추가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s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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