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요빈의 외환분석] 윌러의 희망고문 종료
(서울=연합인포맥스) 9일 달러-원 환율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빅컷(50bp 금리 인하) 기대감 퇴조에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장에 이목이 쏠린 최신(8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연준의 첫 금리 인하 보폭에 대한 기대는 베이비스텝(25bp)에 그쳤다.
연준 관계자들이 끝까지 빅컷(50bp) 여지를 열지 않은 탓이다. 사실상 지난 7일부터 '침묵 기간'(blackout period)으로 통화정책 관련 발언은 제한된다.
시장은 지표 자체보다 마지막 연준 발언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낮출 때가 왔다며 9월 금리 인하를 강하게 시사했다. 고용 둔화에 주목했으나, 연착륙 견해를 유지하면서 최신 지표에 과도하게 반응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기존과 같이 정책 조정에 신중한 스탠스를 연장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연준의 관심이 고용에 맞춰진 가운데 남은 지표 중에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에 빅컷 기대를 실어줄 만한 재료는 많지 않아 보인다.
8월 고용보고서에 시간당 임금은 0.4% 상승해, 예상치(0.3% 상승)를 상회했다. 허리케인 영향으로 수치가 과장될 가능성이 있지만 물가엔 부담을 줄 수 있다.
달러-원은 FOMC를 염두에 둔 하락 시도가 제한될 수 있다. 이벤트 전에 호가가 얇아 20원대 하락 시도를 했지만. 지난달 1,319원대 저점을 뚫기엔 어려워 보인다.
전장 달러-원은 상승 전환해 연장거래를 마감했다. 종가(1,327.60원)와 비교해 12.30원 상승한 1,339.90원에 고점으로 마무리했다.
시장과 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 횟수를 둘러싼 줄다리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연내 금리 인하 예상 폭은 100~125bp 수준이다. 연말까지 FOMC 회의가 3회 남은 점을 고려하면 연내 한두 번 빅컷을 단행할 거란 예상이다.
월러 이사는 당장 빅컷이 아니어도, 연속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월러 이사는 "첫 금리 인하가 마지막이 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며 "인플레이션과 고용이 연준의 장기 목표치에 근접해가고 노동시장이 둔화함에 따라 일련의 인하(series of reductions)가 적절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제 관심은 FOMC 점도표를 비롯한 11월과 12월로 옮겨갈 수 있다. 연속적 인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남은 회의에서 빅컷 기대가 되살아날지 주목된다.
이전(7월) FOMC 이후 1,300원대 중후반에서 초중반으로 한 발 내려온 수준에서 달러-원은 다음 모멘텀을 대기할 가능성이 있다.
이날 달러-원은 증시 향방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전장 뉴욕증시는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차익시현 부담을 억누르던 연준의 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추락했다. 나스닥은 지난주 5.77% 급락하며 재작년(2022년) 1월 이후 최대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 경기가 고점을 찍고 하락세에 진입했다는 우려가 주목된다.
전장 브로드컴은 양호한 실적에도 10% 넘게 급락했다. 반도체 부문에서 매출 가이던스가 예상치를 밑돌았다. 엔비디아도 4% 넘게 떨어졌다.
국내 반도체 증목을 중심으로 외국인 순매도가 지속되면 달러-원은 커스터디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할 수 있다.
다만 달러 선물에서 외인 순매도가 쌓이는 점은 변수가 될 수 있다. 또한 전장 1,330원대에 유입한 결제 수요가 1,340원 부근에선 네고 우위로 바뀔 여지도 있다.
개장 전에는 일본의 7월 경상수지와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공개된다. 장중에 중국의 8월 물가 지표와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동향이 발표된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 6일 1,336.5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40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327.60원)와 비교해 11.30원 오른 셈이다. (금융시장부 기자)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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