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점에 선 경제전망…'물가 청신호 vs 성장률 미지수'
8월까지 전년 누계비 물가상승률 2.7%…정부 전망치 2.6% 하회 가능성
내수 부진에 성장률은 기대치 하향…"향후 수출 모멘텀 약화도 불가피"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박준형 기자 =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까지 둔화하면서 정부의 연간 물가 상승률 전망치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반면, 경제 성장률의 경우 내수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어 정부의 목표치를 밑돌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9일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0%로 2021년 3월(1.9%) 이후 3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둔화했다.
월간 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의 물가 안정 목표인 2%에 도달하자 정책당국인 기획재정부 내에서는 연간 물가 상승률이 당초 전망치(2.6%)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지난달까지 전년 누계비 물가 상승률이 2.7%인 점을 고려하면 연간 물가 상승률이 2.6% 아래로 내려가는 것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분석이다.
김범석 기재부 1차관은 지난 3일 열린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기상이변, 국제유가 불안 등 추가 충격이 없다면 소비자물가는 2%대 초반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를 제외한 다른 주요 기관들이 이미 물가 눈높이를 2.6% 이하로 낮춰 잡은 것도 이런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국제금융센터가 집계한 지난달 말 기준 해외 투자은행(IB) 8곳의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 평균은 2.5%였다.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도 지난달 수정 경제전망에서 연간 물가 상승률은 각각 2.5%와 2.4%로 전망한 바 있다.
물가에 청신호가 켜진 반면 성장률은 정부의 목표치를 밑돌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정부가 지난 7월 초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제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6%다.
정부의 이 같은 전망에는 하반기부터 수출 호조세가 내수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담겨 있지만, 실제 지표에서는 내수 반등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한은이 최근 발표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잠정치를 보면 민간소비는 승용차·의류 등 재화 소비 부진으로 전분기보다 0.2% 감소했다.
통계청의 7월 산업활동동향에서도 재화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9% 줄었다.
특히 내구재(-2.3%)와 준내구재(-2.1%), 비내구재(-1.6%) 판매가 모두 줄어 소비 부진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주요 기관들의 전망치를 보더라도 물가와 달리 성장률은 점점 하향 조정되는 추세다.
해외 IB 8곳이 제시한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6월 말 2.7%에서 7월 말 2.5%로 0.2%포인트(p) 낮아졌다. 8월 말에는 2.5%를 유지했다.
한은은 지난달 성장률 전망치를 2.4%로 지난 5월 전망보다 0.1%p 낮췄다. KDI도 2.6%에서 2.5%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금융시장에선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수출 증가세마저 꺾이면 앞으로 성장률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외에 국내 수출 호조 품목이 제한적이고 글로벌 제조업 경기도 약화되고 있다"며 "향후 한국 수출 모멘텀 약화는 불가피할 것"이라도 내다봤다.
이어 "내수 회복이 더디게 전개된다면 한국 경제 성장률은 금년 2.4% 달성 후 점차 2% 초반대로 낮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wchoi@yna.co.kr
jhpark6@yna.co.kr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