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채권-주간] 파월의 의중은 '빅 컷'일까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이번 주(16~20일) 뉴욕 채권시장은 단연 17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최대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2020년 3월 이후 4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확실시되는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빅 컷'(50bp 인하)의 현실화 여부에 쏠려 있다.
빅 컷이 단행될 경우 FOMC 참가자들의 금리 전망치를 담은 '점도표'는 연말까지 총 100bp 인하를 시사하는 쪽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9월 50bp→11월 25bp→12월 25bp'의 인하 시나리오를 전달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경제전망에서는 최근 주목도가 커진 실업률 전망치가 얼마나 상향될지가 관전 포인트다. 지난 8월 실업률(4.2%)은 이미 6월 FOMC에서 제출된 연말 실업률 전망치 중간값(4.0%)을 넘어선 상태다.
빅 컷과 함께 양적긴축(QT)의 중단까지 발표된다면 '비둘기 서프라이즈' 효과는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QT에 대해서는 전혀 언질을 준 바가 없어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 지난주 금리 동향
연합인포맥스 해외금리(화면번호 6533)에 따르면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주대비 5.50bp 내린 3.6550%를 나타냈다. 2주 연속 하락하면서 작년 6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3.5840%로 한 주 전에 비해 6.40bp 하락했다. 2022년 9월 이후 최저치다.
30년물 수익률은 3.9820%로 3.80bp 하락했다. 작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4.0% 선이 무너졌다.
단기물 수익률의 낙폭이 두드러진 가운데 10년물과 2년물 수익률의 스프레드는 플러스(+) 7.10bp로 전주대비 0.90bp 확대됐다. 4주 연속으로 수익률곡선이 가팔라졌다. (불 스티프닝)
국제유가의 급락 및 예상을 웃돈 미국의 8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여파를 소화하며 등락하던 미 국채 수익률은 주 후반 들어 다음 주 50bp 인하 가능성이 급부상하자 다시 고개를 떨궜다. FOMC를 앞둔 상황이라 단기물 수익률이 특히 크게 요동쳤다.
금리 선물시장의 빅 컷 베팅은 한때 10% 초반대까지 하락하기도 했으나 연준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불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가 불씨를 다시 지피면서 급반등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에 반영된 이달 50bp 인하 가능성은 45.0%를 나타내고 있다. 거의 '반반'에 가까운 수준까지 치고 올라온 셈이다.
◇ 이번 주 전망
지난주 최대 화제였던 티미라오스 기자의 빅 컷 가능성 제기는 '침묵 기간'(blackout period)에 돌입한 연준이 언론을 동원한 커뮤니케이션에 나섰다는 가능성에 무게를 싣게 한다. 과거에도 수차례 그랬던 것처럼 눈앞에 닥친 정책 결정과 관련해 '모종의 힌트'를 주려고 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이는 제롬 파월 의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다. 연준 고위 관계자 중에서 이런 전략의 실행을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파월 의장 뿐이기 때문이다.
티미라오스 기자가 파월 의장의 '선임 특별 자문'으로 오래 일했던 존 파우스트 존스홉킨스대 금융경제학센터 펠로의 발언을 인용해 50bp 인하 가능성을 제기한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파월 의장과의 연관성을 암묵적으로 시사하려 했다고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송고된 '[ICYMI] '빅 컷' 주장하며 소환된 파월의 개인교사' 기사 참고)
이번 주 미국 경제지표 중에서는 17일 발표되는 8월 소매판매가 가장 중요하다. 시장에서는 전달대비 소폭의 감소를 점치고 있는데, 소매판매가 부진한 양상을 보이면 빅 컷 기대감은 더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FOMC 결정이 나오기 전에 또 다른 힌트가 제시되는 사건이 발생할 수도 있다. 2022년 6월 연준이 금리 인상폭을 75bp로 갑자기 확대할 때는 불과 이틀 전 티미라오스 기자가 '연준이 75bp 인상을 고려할 것 같다'는 소식을 전해 시장 컨센서스를 뒤집은 바 있다.(지난 13일 송고된 ''75bp 인상' 때와 같나…티미라오스의 입에 살아난 '빅 컷'' 기사 참고)
소매판매 외 경제지표로는 9월 엠파이어스테이트(뉴욕주) 제조업지수(16일), 8월 산업생산(17일), 8월 신규주택착공 및 주택착공허가(18일), 9월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제조업지수와 8월 기존주택판매(각각 19일) 등이 있다.
미 재무부는 17일 20년물 국채 130억달러어치를 입찰에 부친다. 19일에는 10년물 물가연동국채(TIPS) 170억달러어치 입찰이 예정돼 있다.
미국 밖 이벤트 중에서는 19일과 20일 잇달아 열리는 잉글랜드은행(BOE)과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회의가 재료가 될 수 있다. BOE는 정책금리를 5.00%로, BOJ는 0.25%로 각각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sjkim@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