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한데 수출도 '피크아웃' 우려…해외IB 잇따라 경고
  • 일시 : 2024-09-20 08:51:37
  • 내수 부진한데 수출도 '피크아웃' 우려…해외IB 잇따라 경고

    美中 경기둔화 가능성 주시…"10월부터 기저효과 소멸"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박준형 기자 =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수출 증가세가 조만간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올해 10월을 기점으로 전년도 수출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가 사라지는 데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 둔화가 가시화하고 있어 수출 피크 아웃(정점 후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20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최근 씨티, HSBC, 노무라 등 해외 투자은행(IB)들은 한국 수출 증가율에 대한 피크 아웃 가능성을 제기했다.

    우리나라의 수출은 지난달까지 11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증가율 둔화가 머지않았다는 진단이다.

    해외 IB들은 이 같은 전망의 근거로 올해 10월부터 전년도 수출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가 소멸한다는 점을 들었다.

    지난해 월간 수출 증가율 추이를 보면 9월까지 마이너스를 지속하다가 10월이 돼서야 플러스로 전환한 바 있다.

    이런 추세를 고려하면 올해 10월부터는 월간 수출액이 600억달러를 달성하더라도 한 자릿수 증가율에 그칠 수 있다는 게 IB들의 설명이다.

    올해 들어 8월까지 월평균 수출액은 560억달러 수준이다.

    중국과 미국, 유럽연합(EU) 등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 상대국의 경기 둔화가 가시화하고 있다는 점도 악재다.

    올해 1~8월 수출에서 중국(19.2%), 미국(18.8), EU(10.1%)의 비중을 합하면 48.1%에 달한다. 여기에 홍콩(5.3%)을 더할 경우 비중은 53.4%까지 커진다.

    주요 IB들은 중국 경제의 부동산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에 따른 성장 둔화가 불가피한 것으로 평가하면서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추세다.

    또 미국은 제조업 경기 위축에 더해 실업률 상승 등 노동시장 냉각 신호까지 나타남에 따라 하반기 성장세가 완만하게 감속될 소지가 있다고 봤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50bp 인하하며 '빅컷'을 단행한 것도 경기 침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국 수출 증가율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글로벌 제조업 PMI도 2개월 연속 기준치인 50을 하회하고 있어 글로벌 제조업 경기 위축에 따른 수출 증가세 둔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수출 품목 측면에서는 반도체 가격 상승세 약화,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인해 반도체, 석유제품 등의 수출 증가세가 약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우진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구조적으로 한국 수출은 특정 국가와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대외 여건 변화에 영향을 크게 받을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국내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내수가 부진한 상황에서 수출 경기마저 꺾이게 되면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약화할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한국 경제를 이끈 수출 경기는 글로벌 경기 둔화 및 대외 정책 불확실성에 모멘텀이 꺾일 위험이 커졌다"며 "소비 경기 부진이 지속될 경우 한국 경제 성장세가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광혁 LS증권 연구원은 "내수 회복이 가시화되기 이전까지는 수출이 한국 경제를 방어하는 흐름이 필요하다"며 "미국의 내수 소비 감소를 가정하면 한국의 수출 역시 점차 힘을 잃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책당국도 주요국의 경기 둔화를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3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9월호에서 "글로벌 경제는 전반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지정학적 리스크와 주요국 경기 둔화 우려 등 불확실성이 상존한다"고 언급했다.

    wchoi@yna.co.kr

    jhpark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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