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수결손 외평기금으로 안 메운다…강한 반발에 제외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이규선 기자 = 정부가 올해는 외국환평형기금에서 자금을 끌어와 세수 결손을 메우지 않기로 가닥을 잡았다.
국회 등이 외평기금을 통해 세수 결손을 메우는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있어서다.
또 달러-원 환율 하락기에 정부가 원화 외평기금을 가져다 쓰는 것은 정부의 환시 대응력을 약화한다는 점도 결정을 번복하게 된 계기로 분석된다.
20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최대 33조 원으로 추산되는 올해 세수 결손을 여러 특별회계와 기금으로 충당하기로 했다.
기존 계산대로라면 특별회계와 기금에서 각출할 규모는 13조 원 수준이다.
당초 4조~5조 원을 활용하려고 했던 원화 외평기금은 제외하기로 했다.
외평기금을 통해 세수 결손을 메우는 것에 대해 비판 여론이 강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외평기금이 환율 안정용 비상 재원이라는 점을 환기했다.
국회예산정책처도 거들었다.
예정처는 "정부가 (작년에) 외평기금을 20조원 가까이 사용했는데, 이에 따라 국가 채무의 질이 악화한 것"이라며 "시장에서는 정부의 위기 대응 실탄이 부족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최근 달러-원 환율이 내림세를 타고 있다는 점도 이유로 거론된다. (연합인포맥스가 2024년 9월 2일 8시 55분에 송고한 '[또 세수펑크-①] 올해도 또 외평기금, 쌈짓돈 전락하나' 제하 기사 참고)
올해 달러-원 환율은 1,400원을 찍는 등 주로 1,350원 선을 웃돌았다.
그러나 8월부터 미국의 빅컷(금리 50bp 인하) 기대감과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등에 발맞춰 빠른 속도로 내려와 지난 19일 1,329.00원까지 내려왔다.
JP모건과 노무라 등 1년 후에 달러-원 환율이 1,200원대로 갈 수 있다는 투자은행(IB)도 나왔다.
앞으로 미국의 금리 인하가 지속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환율 급락과 같은 시장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한 원화 외평기금의 필요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환율 상승기에 외화 외평기금이 필요한 것과 완전히 달라졌다.
특히, 기업의 환율 적응에 시간이 필요하고,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의 손실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원화 외평기금의 전용 가능성은 당국의 환시 안정성에 의지가 없다고 읽힐 수 있다.
외국계 은행 대표급 관계자는 "외평기금 전용을 두고서 해외 투자자 간에도 논쟁이 있곤 했다"면서 "부정적으로 해석할 만한 여지도 있다"고 평가했다.
외평기금을 활용하지 않는 쪽으로 무게추가 옮겨지긴 했지만, 여전히 가늠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특별회계와 기금에서 자금을 가지고 오더라도 상당히 빠듯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방안이 없는 경우 매우 소규모라도 외평기금에서 일부 활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는 세수 결손에 대응하기 위해 기금 이외에도 지방, 교육재정교부금을 지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정부는 올해 세수 재추계 규모 및 대응 방안은 이달 말에 발표할 계획이다.
당초 추석 연휴 직후에 밝힐 계획이었지만, 여러 방안을 검토하면서 미뤄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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