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GBI 이번엔 될까' 전망 엇갈리는 글로벌 IB…쟁점은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은별 기자 = 한국의 WGBI(세계국채지수) 편입 여부가 내달 초 발표를 앞둔 가운데 이번에 편입이 성공할 수 있을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올해 6월부터 개통된 국채통합계좌 거래가 부진한 점, 외국인 투자자가 그간의 개선 사항을 체감할 시간이 부족한 점 등이 우려를 사는 모습이다. 다만 중국 등의 선례를 봤을 때 이번에 편입이 가능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20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HSBC는 최근 보고서에서 "오는 10월 8일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채권지수 분류 검토에서 한국의 시장 접근성 등급이 레벨 1에서 레벨 2로 상향 조정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이로써 한국 국채(KTB)는 WGBI에 편입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된다"고 했다.
앞서 골드만삭스가 이달 초 한국의 WGBI 편입이 내년에야 이뤄질 것이라고 예측한 것과 다른 모습이다.
이들의 쟁점은 유로클리어 국채통합계좌에서의 외국인 거래가 저조하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편입이 지연될 것이라고 판단한 이유로 국채통합계좌 거래가 저조하다는 점을 꼽았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원화 국채를 거래하는 과정에서 유로클리어를 통해 결제 등을 하기 전에 우리나라 당국으로부터 세금 면제를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정책 당국의 개선 의지만 있다면 편입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HSBC 의견이다.
지난 2020년 9월 중국의 WGBI 편입이 발표됐을 때도 외국인 투자자의 거래를 위한 준비가 충분치 않았지만, 정책당국의 의지를 바탕으로 편입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중국도 지금의 한국처럼 당시 WGBI 편입 요건 중 시장접근성만 충족하지 못했다가 당국의 규제 개선 노력에 힘입어 최종적으로 편입이 결정됐다. 중국 국채의 WGBI 지수 내 비중은 5~6%로, 한국 편입 시 예상되는 약 2%보다 2배 이상 많다.
HSBC는 "얼핏 보기에 한국은 (시장 구조 개선) 이행 일정이 명확함에도 ICSD(유로클리어 등의 국제예탁결제기구) 연결이 완전히 구축되지 않아 상향 조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면서도 "지수 공급자(FTSE러셀)는 편입을 위한 정책당국의 강력한 의지와 지속적인 노력을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2020년 9월 중국의 WGBI 편입이 발표됐을 때 많은 고객이 중국 채권 거래를 위한 준비가 완료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 정책 당국의 의지는 분명했다. FTSE러셀이 중국과 마찬가지로 신뢰를 바탕으로 한국을 편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다만 다음 달 편입이 결정되더라도 실질적인 자금 유입에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WGBI 편입 요건 충족 후 실제 자금 유입이 시작되기까지는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다.
내년부터 닥칠 장기물 위주의 국고채 공급 급증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WGBI 편입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내년 국고채 발행 규모는 201조3천억 원으로 올해보다 42조8천억 원 급증했다.
HSBC는 "(편입으로 예상되는) 잠재적인 자금 유입 규모가 국채 순공급에 비해 크다"면서 "WGBI 편입으로 유입될 자금이 550억~650억 달러에 달하는데, 이는 1년치 국고채 순공급액에 해당한다"고 했다.
이어 "편입 발표인 올해 10월과 편입 시작인 내년 말 사이에 평소보다 큰 규모의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면서 "이때가 통화정책 완화 사이클의 초기 단계로 예상되는데, WGBI에 해당하지 않는 투자자가 원화채 비중을 늘리면서 내년 상반기 발생할 채권 수급 공백을 메우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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