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I 경상거래 허용할까…외은 지점 우려 속 당국은 의견 청취
  • 일시 : 2024-09-23 10:05:31
  • RFI 경상거래 허용할까…외은 지점 우려 속 당국은 의견 청취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최진우 기자 = 국내 외환시장에서 해외 외국환업무 취급기관(RFI)의 경상거래 허용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국내 시중은행의 RFI는 풍부한 원화 유동성을 바탕으로 현지 기업에 좋은 가격으로 거래를 끌어낼 수 있어 경상거래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연장 시간대 우리 외환시장의 유동성이 지금보다 개선될 가능성도 있다.

    반면 외국계 은행 서울지점은 '거래물량 축소→인력 감축'의 구조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반발하는 모습이다.

    경상거래는 수출입 기업들의 무역 활동을 통해 이뤄지는 거래 등을 의미한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외환 당국은 최근 국내외 시중은행 등을 대상으로 RFI의 경상거래 허용 여부에 대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해외 금융기관이 경상거래 물량을 끌고 올 경우 그간 부족하다고 평가받는 연장 시간대 유동성이 풍부해질 수 있어서다.

    다만 현재는 의견 청취 단계이고 구체적으로 검토하거나 계획을 짜고 있지는 않다.

    RFI 경상거래 허용을 두고 국내은행과 외은 서울지점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린다.

    지금까지 수출 대기업은 각 해외 법인에서 벌어들인 외화의 상당 부분을 외은 서울지점을 통해 소화했다.

    그러나 RFI의 경상거래가 허용되면 굳이 외은 서울지점을 통하지 않고도 현지 RFI를 통해 환전하면 된다.

    국내 은행들은 특히, 자본거래에 나서는 외국인 투자자들보다 경상거래에 나서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세일즈가 훨씬 수월하다고 보고 있다.

    일례로 신한은행의 경우 인도와 베트남 법인에 대해 RFI 등록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현지에 갖춰둔 영업망을 통해 우리나라 기업의 법인뿐만 아니라 현지 기업을 대상으로 세일즈에 나설 때 경쟁력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내 주요 은행으로서 원화 자산을 풍부하고 보유하는 점은 원화 세일즈에도 힘을 보탤 수 있고, 좋은 가격을 제시해 기업들의 환전 물량을 확보할 여지도 있다.

    우리은행이 기존에 런던지점을 RFI로 등록한 것에 이어 이달에 베트남과 중국, 도쿄, 싱가포르 지점까지 새롭게 등록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한국에 지점이 없지만 RFI로 등록한 외국계 은행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지 통화를 바로 환전해 수출 기업의 자유원 계정으로 쏴주면 되기 때문이다.

    반면, 외은 지점은 그간 서울지점에서 독점했던 경상거래 부분이 위축될 수 있다.

    심지어 같은 그룹 내의 RFI에 일부 넘겨줄 수 있어 세일즈 인력의 축소나 업무 영역이 줄어들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외은 서울지점 세일즈 담당자는 "RFI의 경상거래가 허용된다면 세일즈 파트에서 인력 감축이 불가피해진다"면서 "서울지점 자체가 위축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은도 글로벌 차원에서 보면 이익에 변동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서울지점의 이익이 줄어드는 거라, 서울지점의 이슈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경상거래가 가능해지면 RFI의 거래량도 늘어날 수 있다.

    지난 7월에는 전체 달러-원 거래량에서 오후 3시 반 이후의 비중이 19%, 8월에는 13% 수준으로 나타났다.

    RFI의 경상거래가 허용된다면 실거래 물량이 유입되면서 연장 시간대 유동성을 더욱 풍부해질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궁극적으로 돈이 오가는 거래는 자본거래와 경상거래 둘로 나눠진다"면서 "RFI가 자본거래만 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외환시장 구조개선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외환 당국은 내달 말 서울 외환 시장 운영협의회(외시협) 회원사들과 하반기 세미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당국의 의지나 업계의 의견 수렴 정도에 따라 이번 하반기 세미나에서 RFI 경상거래 허용을 두고 결론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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