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 시대⑥] 독일중앙銀 "CBDC 통화정책 활용은 이론만…매우 신중"
유럽 통화당국(유로시스템) 일원인 분데스방크
(프랑크푸르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이규선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은 주요 선진국 가운데 중앙은행 디지털통화(CBDC) 도입을 주도하는 곳 중의 하나다. CBDC 가운데서도 최근 개발 속도를 내는 소매형 CBDC는 통화정책의 파급 경로와 유효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시선을 끈다.
독일중앙은행(도이체 분데스방크)의 디지털 유로 선임 전문가(senior digital euro expert)인 막스 내베르트씨(氏)는 25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본사에서 가진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에서 "소매형 CBDC(디지털 유로)는 잠재적으로 통화정책 전달 및 금융안정 개입을 위한 새로운 메커니즘을 제공할 수 있지만, 이론적으로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국제결제은행이 86개국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지난 2023년 시행한 설문에 따르면 응답국의 대다수인 94%가 CBDC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최근 나온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에 따르면 많은 중앙은행이 CBDC 가운데서도 일반 대중이 일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소매형 CBDC의 발행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분데스방크는 ECB와 유로 회원국 중앙은행들로 구성된 유로시스템의 주요 일원으로, CBDC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내베르트씨는 "급격한 경기 위축이나 갑작스러운 금융 불안정이 발생하는 경우 ECB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사용 가능한 모든 도구를 고려할 수 있다"며 "디지털 유로가 통화정책 도구로 활용되는 것은 개발 중에 결정될 설계 내용과 확립된 법적인 체제 속에서만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지털 유로는 ECB가 개발 중인 소매형 CBDC로, 소매형 CBDC는 가계와 기업에 발행되어 모든 경제 주체에 활용되는 디지털 통화다.
ECB는 디지털 유로에 대한 연구를 지난 2021년 10월부터 시작해 지난 2023년 10월 조사단계 작업을 완료했다. 이에 따르면 디지털 유로는 금융시스템 안정성을 위해 보유 한도가 설정되고 이자가 지급되지 않는다.
향후 디지털 유로가 보유 한도가 설정되거나 이자가 지급되는 방식으로 설계가 변경된다면 통화정책 수단으로도 활용이 가능해진다. 중앙은행이 디지털 유로의 보유 한도를 조정하거나 지급되는 이자율을 조정해 통화정책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것은 이를 통한 마이너스 금리 도입이다. 실제 디지털 통화 계좌의 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지면 경제주체들이 소비에 나설 수밖에 없기 때문에 통화정책의 유연성을 키울 수 있다.
소매형 CBDC 보유 대가로 이자를 지급하는 것은 기존 은행 예금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단기금융시장에도 큰 변화를 초래하기 때문에 가까운 시일 내에 구체화하기는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내베르트씨는 "ECB는 디지털 유로가 현금을 대체하거나 저축자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는 마이너스 금리의 도구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하며, 이런 측면에 매우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디지털 유로는 현금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것"이라며 "빠르고 안전한 방식인 디지털 결제에 대한 사람들의 선호도가 높아짐에 따라 현금과 함께 존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베르트씨는 "디지털 유로는 유럽 거버넌스 하에서 유로 지역 전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범유럽 결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면서 "유럽의 비유럽 민간 결제 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시장 지배력에 대한 균형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유로가 유럽 결제 생태계 전반의 효율성을 높이고 혁신을 촉진하며 잠재적 사이버 공격이나 기술적 중단에 대한 복원력을 높여 유로 지역의 전략적 자율성과 통화 주권을 강화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전반적으로 디지털 유로가 성공하면 유럽은 디지털 금융과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 주자로 부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CB는 디지털 유로에 대한 연구를 지난 2021년 10월부터 시작해 지난 2023년 10월 조사단계 작업을 완료했다. 이에 따르면 디지털 유로는 금융시스템 안정성을 위해 보유 한도가 설정되고 이자가 지급되지 않는다. ECB는 이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2025년 11월까지 준비단계 작업을 거쳐 실제 도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ywkwon@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