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 시대⑦] 獨 연구진 "CBDC, 통화정책 효과적…소득 재분배기능도"
  • 일시 : 2024-09-25 08:52:39
  • [디지털자산 시대⑦] 獨 연구진 "CBDC, 통화정책 효과적…소득 재분배기능도"

    독일 뒤셀도르프대학 연구진



    (뒤셀도르프=연합인포맥스) 권용욱 이규선 기자 = 세계 많은 중앙은행이 디지털통화(CBDC), 특히 모든 경제 주체에 발행되고 활용되는 소매형 CBDC 도입을 검토하는 가운데, CBDC가 통화정책 수단으로 사용된다면 경기 충격의 흡수 능력과 물가 안정화 효과를 키울 것으로 분석됐다.

    독일 뒤셀도르프대학(하인리히 하이네 대학)의 자나 안잘리 마긴 박사와 울리케 마이어 박사는 25일 대학 연구실에서 진행된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에서 "중앙은행이 CBDC 보유 한도를 조정할 수 있다면 경제의 충격 흡수 능력을 키울 것"이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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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BDC, 거래 비용 줄이는 특징…소득별로 선호도 다르다"

    마긴 박사는 "CBDC는 거래를 용이하게 한다는 장점 때문에 가계는 결제수단으로 CBDC 보유를 선호할 것"이라며 "우리는 CBDC 도입이 소비 증가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경제 전반의 효용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도출했다"고 소개했다.

    CBDC가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주요 원인은 CBDC가 일종의 거래 비용을 줄여주기 때문으로 봤다. 가계가 거래 편의성을 가지는 CBDC를 무한대로 보유할 수 없다면, 이른바 거래 비용을 부담하는 셈이 된다. 마긴 박사는 이것을 일종의 '구두 가죽 비용(Shoe leather cost)'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구두 가죽 비용이란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가치가 떨어지는 화폐를 덜 보유하기 위해 드는 비용이다.

    이런 거래 비용은 CBDC가 통화정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주요 요인이라고 마긴 박사는 설명했다.

    예를 들어 경기 침체와 같이 부정적인 수요 충격 이후 가계는 소비 지출을 줄이는데, 결과적으로 화폐에 대한 수요가 감소한다. 그런데 CBDC보다는 거래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은 전통 화폐(현금과 예금)의 보유를 우선하여 줄이게 되고, 결과적으로 소비 단위당 부담하는 거래 비용은 낮아지게 된다. 이것을 CBDC를 통해 경기 충격 흡수 능력이 향상되는 주요 원동력으로 봤다.

    마긴 박사는 게다가 CBDC의 보유 한도를 통화정책의 도구로 활용하면, 즉 중앙은행이 필요에 따라 보유 한도를 조절하게 되면 충격의 흡수 능력은 더욱더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CBDC의 선호도는 소득 수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마긴 박사는 "저소득층은 주로 생활용품이나 식료품 구매에 현금을 선호하는 반면 고소득층은 더 다양한 용도로 CBDC를 선호할 수 있다는 게 앞서 시행된 다른 연구 기관의 분석 결과"라고 소개했다.

    CBDC의 소득 재분배 효과에 대한 예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통화정책 대응으로 살펴볼 수 있다.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CBDC 보유 한도를 줄이면 CBDC 선호도가 높은 고소득층 가계는 CBDC 보유량이 선호 수준 대비 훨씬 낮아지고, 그에 대한 대가로 전통 화폐 보유를 늘리게 된다. 전체 소비 단위당 거래 비용은 커지는 것으로, 그 결과 고소득층 가계의 소비는 상대적으로 세 가지 경우(CBDC가 도입되지 않거나 CBDC 보유가 무제한적이거나 CBDC 보유 한도가 고정된 경우)보다 더 많이 감소하는 것으로 추론됐다.

    반대로 저소득층 가계는 선호 수준 대비 CBDC 감소 수준이 고소득층보다 덜하기 때문에 소비도 덜 감소하게 되고, 이는 CBDC를 통화정책으로 활용할 경우 수반되는 소득 재분배효과로 볼 수 있다고 마긴 박사는 강조했다.

    이런 CBDC의 통화정책 도구화는 현실성이 있을까.

    마긴 박사는 "CBDC의 보유 한도 조정은 분명히 생각할 수 있는데, 이것을 통화정책 도구로 활용하는 아이디어는 다소 이론적이고 (동시에) 일부 통찰력을 제공한다"며 "우리 연구의 목적은 어떤 경우에 무슨 일이 발생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정책 입안자가 고려해야 할 사항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 "CBDC 보유량, 단계적으로 늘리는 것이 중요"

    CBDC 도입이 기존 금융 시스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기존 은행과 중앙은행 간 예금 보유의 균형이 점진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CB는 소매형 CBDC(디지털 유로)에 이자를 지급하지 않고 보유 한도를 설정하도록 설계했다. CBDC에 이자와 같은 보상이 지급되거나 보유 한도가 설정되지 않으면 기존 은행권 예금이 CBDC로 급격히 쏠릴 위험이 있다. 이런 금융 불안정성을 막기 위해 디지털 유로의 보유 한도가 설정됐는데, 점진적으로 이런 한도는 늘어날 수 있다는 게 마긴 박사의 설명이다.

    그는 "과도기적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CBDC 보유량을 단계적으로 늘리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BDC 도입 방안에 대해서는 점진적이고 자발적인 접근을 강조했다.

    마긴 박사는 "CBDC 사용을 강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 화폐의 한계를 보완하고 경제 활동을 촉진하기 위한 추가적인 수단으로 CBDC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CBDC 사용 장려 방안으로 '넛지(nudge)' 전략을 제안했다. 대표적인 예로는 CBDC 전용 결제 라인을 언급했다. 그는 "마트에서 CBDC 전용 결제 라인을 만들어 더 빠른 결제가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며 "이런 방식을 통해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CBDC 사용을 선택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긴 박사는 자신들의 연구 내용이 학술적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며 실제 CBDC 도입 여부와 방식은 ECB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의 결정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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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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