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헌의 투자보국] 해외부동산 투자 실패와 교훈
  • 일시 : 2024-09-25 10:10:00
  • [장동헌의 투자보국] 해외부동산 투자 실패와 교훈



    한국인에게 부동산은 매우 특별한 의미를 지닌 자산이다. 조선시대에도 서울에 인구집중이 심화되면서 땅값 상승과 주택공급 부족으로 투기 행위가 극성이었다고 한다. 한국인은 은퇴 이후 안정적인 수입을 위해 오피스에 대한 투자 욕구가 강해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이 있다. 지난 고도 성장기에 세계 최고의 압축 성장으로 부동산에 대한 막연한 안정감과 신뢰감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해외투자에서 관문 도시(Gateway City)에 있는 우량(Core) 부동산투자는 필승 전략이라는 고정관념이 강했다. 투자환경이 변해 관문 도시는 있지만 다양한 이유로 섹터별 유망지역이 급변하고 있어 투자전략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2년은 상업용 부동산 투자자에게 악몽과 같은 시간이었다. 그전에는 저금리에 조달 가능한 남의 돈이 넘쳐났다. 갑자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정책금리를 2022년 3월부터 유례없는 최단기에 최대폭으로 인상하면서 시장환경이 급변했다. 특히 팬데믹 이후 비대면 근무가 일상이 되면서 오피스는 투자의 기본전제 및 가정이 사라진 상황이 되었다. 물론 팬데믹 이전에도 상업용 부동산시장에는 일부 변화 조짐이 있었다. 예를 들면 전자상거래 활성화로 리테일의 침체가 나타나고 있었다.

    한국 투자자는 지난 2016년 이후 해외 대체투자를 확대하면서 주로 해외부동산에 집중하였다. 2023년 말 57조6천억원 규모로 이 중 34조8천억원이 북미에 투자되었다. 해외부동산에는 다양한 분야가 있으나 주로 오피스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투자방식은 개별 자산에 투자하는 프로젝트 펀드 비중이 더 높았다. 한국 투자자가 상대적으로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캐나다 연기금은 부동산을 포함한 대체투자에서 경험이 많아 장기수익률이 우수하기로 유명하다. 그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부동산 투자 비중을 유지해왔다. 부동산 운용 자회사를 통해 국내 오피스 및 리테일 섹터 집중, 전문성 확보, 거래비용 절감, 직접투자 확대를 추진하여 성공적인 모델을 구축해왔다. 그러나 그들도 최근 어려운 상황을 피해 가지는 못했다. 일부 기관은 16% 손실로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성과를 보였다고 한다. 이에 대응하여 자회사와 기관 내부 인력의 통합, 단독 투자 보다 공동투자 확대, 섹터 및 시장별 전문운용사를 활용하여 글로벌 분산투자 확대, 틈새(Niche) 분야 투자의 유연성 강화를 추진한다고 한다.

    어려운 시장 상황이지만 최근 몇 가지 긍정적 변화의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상업용 부동산 지수는 2022년 4월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 후 금년 들어 약 2%의 상승으로 돌아섰고 거래량의 감소세도 둔화되고 있다. 가장 타격이 큰 오피스도 변화가 감지된다. 미국 내 오피스 방문자 수가 팬데믹 이후 7월에 최고치를 보였고, 미국 상원은 오피스를 주거시설로 전환하면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법안을 준비한다고 한다. 상장된 부동산펀드(리츠)는 미국 증시에서 7월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섹터였다.

    우리는 투자를 하면서 항상 성공만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성공 확률을 높이는 방안으로 복기가 있다. 복기는 원래 바둑 대국의 내용을 두 대국자가 수순대로 재연하는 일이다. 투자에 복기 과정을 통해 오답 노트를 정리하고 결과를 분석한다면 우리는 미래의 성공 확률을 제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과거의 실패 원인을 정확히 분석하여 다가오는 긍정적인 시장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과거 오피스, 리테일, 호텔 등 주류(Main) 섹터가 틈새(Niche) 섹터로, 틈새가 주류로 변모하고 있다. 미국 리츠 지수에서 오피스의 비중은 4.2%에 불과하여 이러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변화된 투자환경에서 과거사에만 집중하기보다는 긍정적인 변화를 활용하여 어떻게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지 면밀한 전략 수립이 절실한 시점이다. 한국 투자자는 지난 시절 다양한 시장의 변화와 투자 실패를 경험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실패를 통해 배울 수 있어야 승률을 제고 할 수 있다. 몇 가지 개선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분산투자를 확대하자. 지역, 자산군, 섹터 등을 확대하여 분산투자가 주는 공짜 점심을 활용하자. 둘째, 철저히 해당 지역 및 분야에서 최고의 경험과 지식이 있는 전문운용사를 활용하자. 셋째, 고정관념을 버리고 유연성을 제고하여 시장 상황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자. 이러한 노력을 통해 소중한 투자금을 안정적으로 증식하는데 한 치의 오차도 없는 미래의 변화를 기대한다.

    (장동헌 법무법인 율촌 고문/ 전 행정공제회 최고투자책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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