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더 떨어지기 전 담자"…달러채 투심 활황, 때아닌 훈풍
  • 일시 : 2024-09-25 10:35:12
  • "금리 더 떨어지기 전 담자"…달러채 투심 활황, 때아닌 훈풍

    미국 대선 이슈 맞물려 발행사 조달도 잰걸음

    탄탄한 시장 수요, 다시 시작된 FO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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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글로벌 채권 시장이 활황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관련 불확실성 해소와 미국 대선 이슈가 맞물리면서 달러채 시장을 찾는 발행사들이 늘고 있다.

    발행물이 쏟아지고 있지만 금리가 더 떨어지기 전에 채권을 담으려는 기관들의 수요가 더해지면서 연초 효과에 버금가는 흥행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견조한 수요, 수급 뒷받침…美 대선 불안도 한몫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전일 한국석유공사는 12억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144A/RegS) 발행을 위한 북빌딩(수요예측)에서 총 68억달러의 주문을 확인했다.

    이날 아시아 시장에서만 네 건의 발행물이 나왔지만, 기관들의 투자 심리는 견조했다. 추석 연휴와 FOMC가 끝나면서 이번 주 글로벌 채권 시장을 찾는 기업들의 조달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기관들의 매수세 속에서 수급 부담보단 오히려 활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는 한국물(Korean Paper)만의 호황은 아니다. 지난 23일에도 아시아 시장에서만 7곳의 기업들이 공모 달러채 북빌딩에 나섰다. 이들 대부분 넉넉한 수요를 확인하면서 시장 활황을 드러냈다. 미국에서도 다수의 기업이 채권 발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후문이다.

    발행시장이 때아닌 활황을 맞은 건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과 대선 이슈가 맞물린 여파로 풀이된다. 기업들은 미국 FOMC 불확실성이 걷히자 조달에 속도를 내고 있다. 11월 미국 대선을 전후로 불거질 불확실성 역시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투자자 역시 서둘러 물량 담기에 한창이다. FOMC 후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이 더욱 거세지면서 투자 자금 소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금리가 더 떨어지기 전에 매수에 나서자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선 이슈 역시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북돋고 있다. 미국 대선이 박빙으로 치달아 재검표까지 가게 될 경우 내년까지 관련 리스크가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대선에서 재검표가 진행될 경우 관련 리스크가 내년 초까지 연장될 수 있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염두에 두고 있다"며 "이에 지금 투자 소진을 못 하면 연말이나 연초에도 쉽지 않을 수 있겠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매수에 열을 올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에 발행사들의 조달에는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 23일 북빌딩에 나선 IBK기업은행의 경우 발행액(8억달러)의 6배에 육박하는 46억달러의 주문을 모으기도 했다. 아시아와 미국 등 시장 전반의 수요를 모두 흡수한 여파다.

    같은 날 시장을 찾은 현대캐피탈아메리카는 폭발적인 수요를 확인하면서 발행 규모를 당초 25억달러에서 27억5천만달러로 늘리기도 했다.



    ◇전 세계 호조 속 시장별 특성 부각도…전망은

    이는 달러채 시장만의 호조는 아니다. 유럽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 시장 또한 FOMC 후 발행이 쏟아졌다. 23일 비유럽국가에서만 네 곳의 기업이 북빌딩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유럽 커버드본드 시장은 달러채 시장 대비 규모가 크지 않은 터라 수급 측면의 부담이 드러나기도 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경우 23일 북빌딩에서 다양한 기관의 참여를 이끌기는 했지만, 이들의 주문량이 이전보다 주춤해진 모습을 확인해야 했다. 이에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시장 수요를 반영해 6억5천만유로어치 커버드본드를 찍기로 했다.

    달러채 대비 투자 기관이 한정적인 데다 보수적인 시장 특성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후 발행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관들의 관망세가 드러나기도 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유럽 커버드본드 시장에서 한국은 비교적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는데 FOMC가 끝나고 이번 주 발행이 쏟아지면서 투자자들의 선택지가 더욱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한국 발행사는 과거 이러한 시장 상황에서 5억유로 규모를 찍는 것조차 쉽지 않았으나 수년간 꾸준한 조달로 입지를 쌓아가면서 이젠 이를 웃도는 자금을 마련하는 데는 무리가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전 세계 채권 시장 활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지속성 등에 대해서는 의구심도 나온다. 당분간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과 더불어 스프레드 축소가 지속될 경우 결국 투자자들의 부담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내달 미국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된 점도 변수다. 최근 호조를 이어갔던 자동차와 반도체 기업들까지도 점차 어두운 전망이 드러나고 있어 실적 시즌 이후 다시 투자 심리가 한풀 꺾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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