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없·굿바이코리아'…서울환시, 외인 주식자금에 촉각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이규선 기자 = 서울외환시장이 외국인 주식 순매도에 따른 달러 매수세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9월 들어 외국인이 연일 국내 주식을 팔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시 투자 활성화를 위한 밸류업 지수 또한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달러를 환전해 빠져나가는 외국인 자금에 초점이 맞춰졌다.

25일 연합인포맥스 매매 추이(화면번호 3302)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12일(2천785억원 어치 순매수)을 제외하면 이번달에 모두 주식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11일에도 1조원 어치 이상 주식을 순매도했고, 이후 19일에도 1조원 이상 코스피 주식을 팔았다. 9월 들어 약 7조 5천억원에 달하는 외국인 주식순매도가 나타났다.

주식시장을 보는 서울외환시장의 시선도 심상치 않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50bp 금리인하에도 한국 통화정책 완화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최근 외국계 증권사 모건스탠리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대폭 하향 조정하면서 주식시장 투자 심리가 급격히 나빠졌다.

한국거래소가 내놓은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대한 실망도 이어졌다. KB금융이나 하나금융지주 등 우량 종목들이 제외되면서 의구심이 일었다.

한 외국계 금융기관은 "100개 구성 종목을 보면서 정말 할 말을 잃었다"며 "지수가 더 광범위하고, 밸류업이 아닌 기업도 포함돼 있어 투자자들로부터 실망스러운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외국계 기관은 "밸류업 지수에서 투자자 피드백을 반영한 의미 있는 변화가 없다면 앞으로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흐름이 제한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최근 외국인 주식 자금이 외환시장 달러 매수로 꾸준히 유입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주식을 파는 데 그치지 않고 환전 수요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한 증권사 외환딜러는 "외국인 주식순매도가 지속돼 장중 커스터디 매수세가 강하다"며 "역외매도에 대응해 결제수요와 커스터디 매수가 하락을 받치는 장세"라고 말했다.

또 다른 외국계은행 딜러는 "밸류업 발표에도 국내 증시가 마땅한 반등을 보이지 못하고 있고, 외인 매도세도 지속되고 있다"며 "커스터디 매수세도 지속되는 중인데 다만, 달러선물 시장에서 외국인 매도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상쇄되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FX 이코노미스트들도 국내 증시 흐름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임환열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이번달 들어 이틀을 제외하고 전부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는 유가증권시장 외국인 자금 투심 악화가 장기화하고 있다는 점도 리스크"라며 "일부 역송금 네임 비드가 관찰되면서 셀코리아가 굿바이 코리아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도 (달러-원)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이라고 짚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커스터디 매수가 가장 달러-원 하락을 막는 요인"이라며 "일단은 모건스탠리의 SK하이닉스 보고서 여파가 가장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특이한 점은 국내 증시만 나쁘다"며 "반도체 비중이 높은 대만 가권 지수도 좋고 중국 증시도 나쁘지 않아 국내 증시 외인 매도세를 반도체 업황 우려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우려로 인한 불확실성, 투자심리 악화가 작용하는 게 아닌가 싶다"며 "개인 투자자 중에 큰 손들이 이미 많이 빠져나갔다고 알고 있는데 외국인 투자자에게도 심리적인 요인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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