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 시대⑨] 도이체방크 연구원 "CBDC, 민간과 경쟁하는 선택지"
하이크 마이 연구원
(프랑크푸르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이규선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이 개발하는 소매형 디지털통화인 디지털 유로는 미래의 민간 결제 시스템과 경쟁하는 또 다른 디지털 선택지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도이체방크의 하이크 마이 연구원은 26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본사에서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를 통해 "중앙은행이 아닌 민간 차원에서 유럽 전역에서 운영되는 프로젝트도 준비 중"이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유럽결제이니셔티브(EPI, European Payments Initiative)는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벨기에, 네덜란드의 은행 및 서비스 제공업체가 설립해 유럽 전역에서 운영되는 소매 결제 시스템이다.
중앙은행과 민간 분야의 디지털 소매 결제 시스템이 함께 마련되면 유럽은 전자결제 방식을 선택하는 데 전략적인 자율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마이 연구원은 진단했다.
그는 "두 가지 솔루션 모두 서로를 쉽게 잠식할 수 있기 때문에 서로 간의 협력은 유럽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디지털 유로가 도입되는 더욱 근본적인 배경을 강조했다.
마이 연구원에 따르면 현금 사용 감소에 대한 대응, 암호화폐 시장 변화에 따른 적응, 그리고 지정학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디지털 유로 개발이 시작됐다.
특히 페이스북(현 메타)의 리브라 프로젝트 발표 시점과 맞물려 ECB를 비롯한 중앙은행들의 위기감이 고조됐다고 분석했다.
마이 연구원은 "수십억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대형 소셜미디어 기업이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한다면 중앙은행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디지털 유로와 같은 중앙은행의 디지털 통화(CBDC) 도입의 필요성에는 개인적으로 다소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마이 연구원은 "하나의 국가나 유럽 등의 결제 시스템 개선을 위해 CBDC만이 해답은 아니다"라며 "중앙은행과 상업은행의 협력을 통해서도 혁신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CBDC가 도입되면 거래 대상자의 개인정보 보호나 사이버 테러에 대비하는 보안 등 기술적인 측면도 매우 중요해진다.
그는 이에 대해서 도전과 기회가 공존한다고 봤다.
마이 연구원은 "현재 블록체인 기반의 대규모 소매 결제 시스템은 검증된 사례가 없다"며 "중앙은행이 새로운 기술을 도입했다가 실패할 경우 평판 리스크가 매우 크다"고 경고했다.
이어서 "미래에는 블록체인 기술이 더욱 발전하여 CBDC 구현에 적합해질 수 있다"며 "현재는 기술적 한계가 있지만, 지속적인 연구와 개발을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덧붙였다.
ECB는 현재 디지털 유로 발행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2025년 11월까지 이 단계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마이 연구원은 "법적 절차 등을 고려할 때 실제 디지털 유로 발행은 2027년 말 이후가 될 것"이라며 "이 기간 동안 충분한 검토와 준비를 통해 안전하고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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