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 시대⑩] 디지털유로협 회장 "CBDC, 통화정책 열려 있다"
  • 일시 : 2024-09-26 09:04:23
  • [디지털자산 시대⑩] 디지털유로협 회장 "CBDC, 통화정책 열려 있다"

    요나스 그로스 디지털유로협회(DEA) 회장



    (뮌헨=연합인포맥스) 권용욱 이규선 기자 = 독일 디지털 통화 학계의 전문가는 중앙은행의 디지털통화(CBDC)가 중장기적으로 통화정책의 수단이 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평가했다.

    CBDC와 가상 자산 등 디지털 통화를 전문으로 하는 싱크탱크인 디지털유로협회(DEA)의 요나스 그로스 회장(디지털통화 박사)은 독일 뮌헨에서 26일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를 통해 "단기적으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디지털 유로를 통화정책 수단으로 보지 않는다"면서도 이같이 설명했다.

    디지털 유로는 ECB가 발행해 일반 개인까지 모든 경제 주체가 사용하게 하는 소매형 CBDC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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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BDC 통화정책, 중앙은행과 정치권 합의 필요"

    CBDC가 통화정책 수단이 되기 위해서는 중앙은행이 CBDC의 보유 한도 또는 보유에 따른 이자율을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디지털 유로는 보유 한도가 고정되고 이자도 지급하지 않는 형태로 설계되고 있다.

    그로스 회장은 "선진국 대부분의 중앙은행은 CBDC 출시를 고려하는데, 이 가운데 아직 소매형 CBDC에 보상(이자)을 지급하려는 은행은 없는 게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대부분의 중앙은행은 CBDC 보유에 보상을 지급하고 통화정책 수단으로 CBDC를 활용하는 것을 상상할 수 있다고 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은 현재 갑작스러운 금융 불안 발생 시 CBDC의 보상(이자지급형태) 전환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한 다양한 질문들이 계류하고 있다"며 "현재 디지털 유로의 입법 문안에는 보상이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보상을 지급하려면 ECB와 유럽 정치권의 합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론적으로는 정부가 중앙은행의 CBDC 계좌를 통해 일반 개인에게 재정정책을 시행할 수 있다. 이는 정책 시행까지 수반되는 절차를 대거 간편화할 수 있고 정책 목적에 따라 대상자를 선별할 수 있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그런 동시에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간의 독립성 논란을 촉발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그로스 회장은 "실제 소매형 CBDC는 대중에게 자금을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며 "이런 논의에서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구분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개인들은 정부의 지급금을 중앙은행의 돈으로 인식할 수도 있다"며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사이의 경계가 매우 좁아져 궁극적으로 오해와 잘못된 정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계했다.

    그는 "결국은 소통이 중요할 것"이라며 "만약 팬데믹 같은 시기에 정부의 보조금을 CBDC를 통해 지급할 경우 이것은 중앙은행이 아닌 정부에서 지급하는 것이라고 명확하게 안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CBDC 보안 문제는 해결 가능…기존 결제방식과 차별화 필요"

    당장 CBDC 도입을 위해 가장 많이 논쟁이 되는 부분은 기술적인 문제다. 그는 거래 당사자들의 정보를 보호하는 문제에 대해서 기술적 해결책이 마련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로스 회장은 "개인정보 보호는 복잡한 문제이지만 이제는 기술적으로 해결책을 구현할 준비가 됐다"며 "일본 은행에서도 영지식 증명(Zero Knowledge proof)을 CBDC에 적용하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매형 CBDC는 결국 민간 부문의 소매 결제 기능을 위축시킬 수 있다. 유럽 같은 경우 소매형 CBDC의 한 가지 목표는 주로 미국 기반의 지급결제업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로스 회장은 "비유럽연합 기반의 신용카드 회사 또는 결제 업체로부터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게 디지털 유로의 공식 목표"라며 "이것의 실제 성공 여부는 CBDC의 최종적인 설계에 달려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디지털 유로의 현재 디자인으로는 현존하는 결제 업체들과 비교했을 때 큰 차별점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중국의 경우에도 디지털 화폐 도입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던 이유가 위챗페이나 알리페이 등 현존하는 결제업체들과 비교했을 때 소비자들에게 유리한 점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로스 회장은 CBDC의 도입을 위해 국제적인 협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래 지급방식은 한 군데가 아닌 다른 곳에도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생태계처럼 움직여야 한다"며 "특히 한국은 디지털 화폐나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상당히 큰 진전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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