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항만 파업, 인플레 초래 위험…연준, 정책 재고할 수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미국 항만 노동조합의 파업이 인플레이션을 재차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수급 혼란이 벌어지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4만5천여 명이 가입된 미국 동·남부 지역 항만 노조는 단체교섭 결렬에 반발, 47년 만에 파업을 결의하고 이날부로 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미국 동해안과 멕시코만 일대 36개 항만의 화물 선적과 하역 작업이 중단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파업이 글로벌 공급망과 경제에 막대한 손해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민간경제조사기관 컨퍼런스보드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파업으로 위협을 받고 있는 항만들은 미국 국제 무역에서 연간 3조 달러의 교역을 담당하고 있다.
전국소매업협회(NRF)의 매튜 쉐이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경제 회복의 중추적인 시기에 이 정도 규모의 혼란은 미국 근로자와 그 가족, 지역 사회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전망"이라며 "파업으로 인한 제한된 공급과 수입 상품에 대한 수요 증가는 궁극적으로 소비자가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미 항만 노조의 파업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ITR 이코노믹스의 로렌 사이델-베이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상품 가격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원자잿값과 적어도 최근까지 낮았던 운송 비용으로 인해 잘 통제됐다"면서도 "항만 파업으로 인해 상품 측면의 인플레이션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극심한 인플레이션은 공급망 차질로 발생했다. 소비자가 원하는 만큼 상품이 공급되지 않아 상품값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사이델-베이커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항만 파업도 그때와 비슷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팬데믹 시대의 물류 위기를 연상시키는 시나리오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파업으로 인한 가장 큰 경제적 영향은 '가격'일 것이라며 파업이 오래 지속될수록 인플레이션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업의 기간이 인플레이션에 미칠 영향의 크기를 결정할 것이라는 지적은 여러 전문가에게서 나오는 공통적인 견해다.
상업용 부동산 중개업체인 뉴마크의 리사 드나잇 국가 산업 연구 매니징 디렉터는 "가장 중요한 점은 파업 기간이 영향을 증폭시킨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미르 무사비안 뉴잉글랜드대학 경영학부 교수는 "단기 파업의 경우 안정적인 재고를 보유한 기업은 초기 혼란을 수습할 수 있지만, 부패하기 쉬운 상품은 거의 영향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수입 커피와 바나나, 냉동식품 등 일부 식료품 가격이 가장 먼저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사비안 교수는 "이런 식품들은 유통기한이 길지 않기 때문에 기업의 비축량이 적다"며 "파업으로 인한 즉각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업이 오래 지속되면 기업들은 고비용의 대체 운송 경로를 찾아야 한다. 이는 제약, 의류, 자동차 등 여러 상품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무사비안 교수는 "파업이 계속 지속되면 모든 부문에 걸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며, 대부분의 기업은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라며 "궁극적으로 그 대가를 치르는 것은 소비자"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파업이 장기화하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경제 전략을 재고하고 통화 정책과 관련해 제한적인 조치를 다시 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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