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봄VS겨울①] D램 현물가 '휘청'…불황 우려에 성급론 반박도
9월 D램 현물가 하락…1.8%↓
[※편집자 주: 모건스탠리의 반도체 업황 겨울론 보고서로 국내 반도체주는 지난 9월 방향성을 잃고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인공지능(AI)에 대한 강력한 수요를 기반으로 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도 팽배합니다. 빅테크 기업의 대규모 AI 투자와 함께 실제 이익으로 연결될지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이에 연합인포맥스는 글로벌 반도체 업황을 분석하는 기사를 세 꼭지로 기획해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반도체 시장 선행 지표로 통하는 메모리 D램 현물 가격이 9월 들어 약세를 나타냈다.
이에 반도체 업황이 고점을 찍고 다운사이클에 진입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일시적인 가격 하락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9월 D램·낸드 가격 일제히 하락
2일 연합인포맥스 반도체 시세(화면번호 6536)와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주류 제품인 DDR4 8G(1Gx8) 2666의 지난달 39일 종가 기준 가격은 1.934달러를 나타냈다. 가격은 한 달간 약 1.8% 하락했다.
DDR4 8G(1Gx8) 2666 가격은 올해 들어 상승 곡선을 그려오다가 지난 6월 초 숨 고르기에 들어간 뒤 같은 달 중순에 상승세를 재개했다.
지난 7월 24일에는 2달러까지 치솟으며 연고점을 기록했지만, 8월 들어 내림세로 돌아섰다.
D램 현물 가격은 대리점과 소비자 간 일시적 거래 가격을 말한다. 전체 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시장의 즉각적인 매매 심리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가격이 가장 저렴한 제품군인 DDR3 4Gb 512Mx8 1600/1866 현물 가격도 9월 들어 전달보다 소폭 낮아졌다.
DDR3 4Gb 512Mx8 1600/1866 현물 가격은 지난달 30일 기준 0.887달러로, 한 달 전 0.91달러와 비교해 살짝 내렸다.
선물가격인 D램 고정 거래 가격은 지난달 큰 폭의 내림세를 보이며 2달러 선을 내줬다.
D램 범용제품인 DDR4 8Gb (1Gx8)의 지난달 평균 고정거래 가격은 1.7달러로 전달의 2.05달러에 비해 17% 낮아졌다.
2년 넘게 주저앉았던 D램 고정 가격은 작년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넉 달 연속 오른 뒤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가 4월에는 16.67% 오르며 2022년 12월 이후 처음 2달러대를 회복한 바 있다.
이어 올해 4월부터 7월까지 2.1달러를 유지했던 D램 고정 가격은 8월에는 2.05달러로 소폭 내리는 데 그쳤지만, 9월 1.7달러로 급락하며 작년 4월(-19.89%) 이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낸드 고정거래 가격도 낮아졌다.
메모리카드·USB용 낸드플래시 범용제품인 128Gb 16Gx8 MLC의 지난 9월 평균 고정 거래 가격은 4.33달러로, 지난 7개월간 이어온 보합세를 깨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128Gb 16Gx8 MLC의 평균 고정 거래 가격은 지난 2월부터 8월까지 7개월 동안 4.895달러로 보합세를 지속했지만, 9월 들어 전월 대비 11% 이상의 큰 폭으로 내렸다.
◇메모리 기세 꺾였나…반도체 업황 부진 우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D램과 낸드 플래시 가격이 지난달 모두 내림세를 보이면서 반도체 업황 악화에 대한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고점을 준비하다'(Preparing for a Peak)는 제목의 반도체 보고서를 내 '반도체 겨울론'에 불을 붙였다.
모건스탠리는 "AI를 둘러싼 흥분 속에서 반도체와 테크 하드웨어의 경기 순환적 특성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며 반도체 사이클이 고점에 다가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역시 9월의 가격 동향과 관련해 부정적인 분석을 내놨다. 트렌드포스는 "PC 제조업체들은 여전히 높은 재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수요 반등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올해 4분기에도 업체들은 재고 감축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며 D램 조달 규모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 경기 부진과 지방정부의 네트워크 인프라 지출 둔화로 올 10월에도 SLC(Single-Level Cell·각 셀에 1비트의 데이터를 저장)와 MLC(Multi-Level Cell·각 셀에 2비트의 데이터를 저장) 제품 계약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반도체 겨울론 성급…수출액 12개월 연속 '플러스'
반면 전달의 일시적인 가격 하락을 반도체 업계의 다운사이클 진입 신호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게 제기된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실적 풍향계'로 통하는 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생산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지난달 25일(현지시간) 회계연도 4분기 실적발표에서 매출이 77억5천만 달러로 시장 전망치인 76억6천만 달러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특정 항목을 제외한 순이익도 주당 1.18달러로, 예상치 1.12달러를 웃돌았다.
특히, 2025 회계연도 1분기(9∼11월) 매출과 주당 순이익은 87억 달러와 1.74달러로 예상해 시장 평균 예상치 매출 83억2천만 달러와 주당 순이익 1.52달러를 크게 넘어섰다.
아울러 이날 글로벌 첨단 산업 선행 지표로 여겨지는 한국의 수출입 통계에서 견조한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확인됐다는 점도 반도체 낙관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9월 한국의 반도체 수출액은 역대 최대인 136억 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은 11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증가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반도체 종목의 주가를 대표하는 지수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지난 한 달간 상승 곡선을 그렸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예상 밖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반도체주 전반에 매수 심리가 몰린 영향이다.
지수는 지난달 30일 5,173.06으로, 한 달 동안 14.24%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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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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