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봄VS겨울②] 외국IB 던진 돌에 국내 주식 '냉·온탕'
  • 일시 : 2024-10-02 10:05:34
  • [반도체 봄VS겨울②] 외국IB 던진 돌에 국내 주식 '냉·온탕'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외국계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지핀 '반도체 겨울론'으로 국내 반도체주들이 '냉·온탕'을 경험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추석 연휴 기간에 모건스탠리의 숀 킴 연구원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26만원에서 12만원으로 낮추며 투자 의견은 비중 확대에서 비중 축소로 조정했다. 스마트폰·PC 수요 감소에 따른 일반 D램 가격 하락,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 과잉을 근거로 내세웠다.

    모건스탠리 보고서의 후폭풍은 컸다.

    추석 연휴가 끝나고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달 19일 SK하이닉스 주가의 장중 낙폭은 11.12%까지 커졌다가 6.14% 급락 마감했다. 삼성전자 목표주가도 10만5천원에서 7만6천원으로 내려 잡으면서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일각에서는 외국계 IB가 국내 주가를 흔들려는 의도를 갖고 비관적 리포트를 반복적으로 낸다는 의구심과 함께 모건스탠리의 선행매매 의혹도 제기됐다.

    [출처:연합뉴스 자료사진]


    ◇ 외인 투자자들, 외국계 IB 리포트에 의존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SK하이닉스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5.01% 하락한 17만4천60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도 4.21% 밀린 6만1천500원에 마감했다.

    사실 모건스탠리가 반도체 겨울론을 내세운 것으로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에 '반도체의 겨울이 온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지난 8월에는 '반도체 업황 피크를 준비하라'를 발간한 데 이어 최근에 '겨울이 곧 닥친다'를 내놓았다. 모건스탠리는 그동안 꾸준히 반도체업황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이미 국내 반도체주에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달 3일 55.98%였지만, 지난달 30일에는 53.75%까지 떨어졌다. 특히 9월의 경우 2일 하루를 빼고 모든 거래일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계속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외국인 지분율도 3일 54.19%에서 54.01%로 낮아졌다. 모건스탠리 보고서 직격탄을 맞은 지난달 19일에는 53.25%까지 떨어졌다.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들은 외국계 IB 리포트를 국내 주식 투자의 중요한 판단 근거로 사용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의 리포트 가운데 '매도' 의견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에서 외국계 IB 리포트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외국계 IB 12곳이 낸 리포트 중 매수 의견은 59.8%에 그쳤고, 중립 의견은 28.9%였다. 매도 의견 보고서는 11.3%에 달했다.

    모건스탠리의 경우 매수(38.6%)·중립(46.2%)·매도(15.2%) 의견을 골고루 제시했다. 국내 증권사 30곳이 낸 보고서 중 91.6%가 매수 의견이고, 8.2%가 중립인 점과 대조적이다.

    [출처:연합뉴스 자료사진]


    ◇ 삼성전자·하이닉스, 3분기 실적으로 피크아웃 우려 넘어설까

    최근 미국 마이크론은 인공지능(AI) 수요 강세에 힘입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면서 최근 불거진 '반도체 겨울론'을 잠재우고 있다.

    마이크론 실적 발표 직후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HBM 5세대인 HBM3E 12단 제품 양산에 돌입했다고 발표하자 업황 전망도 개선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메모리업체 중 최초로 HBM3E 8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시작했으며 12단 제품은 연내 엔비디아에 공급할 계획이다.

    결국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국내 반도체기업들도 실적으로 증명하는 길밖에 없다. 이에 오는 8일과 이달 말에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적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한 달간 주요 증권사의 실적 컨센서스를 집계한 결과(화면 8031)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0조4천23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28.33% 급증할 것으로 추산됐다.

    3분기 매출액은 20% 늘어난 80조8천846억원으로 나타났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서는 매출액은 9.2% 증가, 영업이익은 0.2%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18조944억원과 6조7천493억원으로 추정됐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9.58% 크게 늘어난 것이며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한 것이다. 지난 2분기보다는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10.18%, 23.42%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PC와 모바일 등 IT 수요 부진 및 HBM3E의 원가 상승 등으로 최근 실적 컨센서스는 기존보다 다소 낮아진 수준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경우 HBM 라인 증설을 위한 투자 및 내년 수요 대응을 위해 올해 유형자산 투자 규모가 지난해를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레거시(범용) 메모리보다는 폭발적인 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HBM을 비롯한 AI용 차세대 메모리에 힘입어 업황 전망도 긍정적인 흐름에 힘을 보태고 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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