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봄VS겨울③] 주요 기업 호실적 지속…관건은 속도
  • 일시 : 2024-10-02 10:05:38
  • [반도체 봄VS겨울③] 주요 기업 호실적 지속…관건은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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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의 실적은 인공지능(AI) 호황에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의 관심은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속에 빅테크 기업의 대규모 AI 투자가 지속될지, AI 관련 신제품 수요가 이어질지에 쏠려있다. 이 같은 우려에도 최근 반도체 주가 조정의 한 요인이 됐던 실적 성장 속도 둔화세가 반전될 수 있을지가 중요할 전망이다.



    ◇ 마이크론 호실적에 반도체 비관론 일단 수면 아래로

    급락하던 글로벌 반도체 주가는 최근 들어 점진적인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7월 초 5,931까지 올랐다가 8월 초 4,290으로 고꾸라진 후 9월30일 5,173으로 상승했다. 8월 초 저점 대비 20% 올랐다.

    이달 중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칩 수요가 엄청나다고 밝힌 데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평소 폭보다 큰 50bp 인하한 영향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연내 50bp 추가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 인하는 기술주와 같은 성장주에 통상 호재로 작용한다.

    여기에 마이크론이 깜짝 실적을 발표하면서 분위기를 밝혔다.

    지난 25일 글로벌 메모리 3사 중 한 곳인 마이크론은 회계연도 4분기(6∼8월) 매출이 77억5천만달러(10조2천3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 전망치인 76억6천만달러를 넘어선 수치다. 특정 항목을 제외한 조정 기준 순이익도 주당 1.18달러로, 예상치인 1.12달러를 웃돌았다.

    최근 시작된 2025회계연도 1분기 매출은 약 87억달러(11조3천600억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 예상치인 83억2천만달러를 훌쩍 상회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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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비디아 '쏠림' 지속…상위 반도체 기업 비중↑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글로벌 반도체 기업 매출 규모는 1천621억달러(약 214조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6.7% 증가한 수치며, 2021년 4분기에 기록했던 이전 최고치를 5억달러 웃도는 수준이다.

    이와 같은 기록적인 매출은 일부 상위 기업들이 주도했다. 옴디아는 추적 대상 기업의 절반 이상이 1년 전에 비해 매출이 감소했으며, 2021년 4분기와 2024년 2분기 실적을 비교할 수 있는 125개 기업 가운데 70% 이상이 매출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엔비디아의 매출은 2021년 4분기보다 무려 4배 이상 높아졌다.

    기관은 "상위 반도체 기업들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며 "매출 기준 상위 10대 기업은 2분기 기준 전체 시장의 64%를 차지하는데, 이는 기록상 가장 높은 점유율"이라고 분석했다. 5년 평균 57%보다 7%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결국 반도체 시장 겨울 논란이 잦아들려면 엔비디아 등 상위 기업의 실적 증가세가 지속돼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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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지는 경기둔화 우려…AI 투자 붐 지속될까

    현재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엔비디아의 실적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팩트셋에 따르면 미국 증시를 커버하는 64명의 분석가 가운데 94%가 엔비디아 주식을 '매수'로 평가하고 있다.

    2분기 300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엔비디아는 3분기(8∼10월)에 325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월가 전망치 317억 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관건은 새 AI칩 블랙웰의 동향이다.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엔비디아는 블랙웰 생산을 늘리는 과정에 있으며, 4분기(11∼1월)에 수십억 달러 규모 매출을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오는 11월 19일로 예상되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블랙웰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가 어떻게 나올지가 초점이다. 블랙웰은 이미 출시 지연 논란에 시달린 바 있어 만약 이에 대한 시장의 실망이 이어질 경우 호실적에도 반도체 업계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을 수 있다.

    엔비디아 자체 실적도 중요하지만, 주요 고객인 아마존과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빅테크 기업의 AI 투자 실적과 전망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AI 투자가 실제 이익으로 연결될지 의구심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경기둔화 논란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경기둔화로 기술기업의 투자가 영향을 받는다면 반도체 업체의 전망이 어두워질 가능성이 있다.

    또 경기 악화는 AI가 탑재된 PC와 스마트폰의 교체 수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 중국이 대규모 부양책을 쏟아붓고 있지만 미국의 제재를 받는 데다 부양책이 효과를 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다이와증권은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수요는 변화가 없지만 엔비디아의 GPU를 구입한 대형 IT 기업 중 AI 사업의 수익화를 달성한 기업을 볼 수 없다"며 내년 AI 반도체 수요 성장에 대해 의심을 나타냈다.

    간포생명보험도 마이크론 호실적에 대해 "AI 붐이라기보다 D램 (호조) 장세"라고 평가한 바 있다.

    엔비디아 실적에 앞서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10월 16일 예상),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 TSMC(10월17일 예상) 실적 발표에서도 반도체 수요 현황을 엿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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