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통화로 관심 넓히는 한국물 시장…중동 불안 속 전망은
달러채 발행 호조 속 대만 등 조달처 확장
스위스프랑채 등장키도…NIP 추이 주시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한국물(Korean Paper) 발행사들의 관심이 이종통화 시장으로 집중되고 있다. 달러화 채권 시장 발행이 호조를 드러낸 가운데 점차 경쟁력이 드러나는 이종통화 시장으로도 발을 넓히는 모습이다.
물론 달러채 발행세가 끝난 건 아니다. 달러화 채권 조달을 준비하는 기업들의 움직임도 분주하지만, 최근 중동발 불안 심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의 기류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양안 갈등 속 반사효과…이종통화 조달 속도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신한은행은 포모사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 발행을 위한 프라이싱(pricing)에 나섰다. 지난 2일과 3일 대만 금융시장이 태풍으로 문을 닫으면서 조달길이 막혔으나 시장이 열리면서 재빨리 발행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이번 조달로 세계 최초의 포모사 커버드본드에 도전했다.
포모사본드 발행 행렬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뒤이어 신용보증기금(P-CBO)과 한국수자원공사, 주택금융공사 등이 포모사본드 발행을 위한 투자자 모집에 나설 전망이다.
포모사본드는 대만 자본시장에서 외국 기관이 대만 달러가 아닌 다른 국가 통화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국내 발행사는 대부분 달러화로 발행한다.
대만 기관들이 한국물에 대한 관심을 높이자 이를 겨냥한 조달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대만은 국가 간 갈등으로 기존 투자처였던 중국을 외면하기 시작하면서 한국물 매수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이 밖에도 이종통화 시장을 겨냥한 다양한 움직임이 드러나고 있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최근 1억스위스프랑 규모의 채권 발행을 위한 프라이싱을 마쳤다. 지난 5월 6억달러 규모의 유로본드(RegS)와 7월 4억달러 규모의 포모사본드 발행에 이어 스위스 시장으로 조달처를 확대한 것이다.
유로화 채권과 사무라이본드(엔화 표시 채권), 캥거루본드(호주달러 채권) 조달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은 이번 달 유로화 커버드본드 발행을 위한 북빌딩(수요예측)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의 경우 최근 사무라이본드 발행을 위한 주관사단 선정에 나서는 등 해당 시장을 염두에 둔 조달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신한은행은 포모사 커버드본드와 더불어 캥거루본드(커버드본드) 조달 채비에도 나섰다.
◇발행량 확대에 다각화 잰걸음…달러화도 꾸준
이종통화 조달 움직임이 두드러지는 건 발행량 확대 등과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한국물 시장은 국책은행을 제외하면 대부분 연간 한두차례 정도만 활용하는 조달처였다.
하지만 최근 외화 조달 수요가 늘면서 연간 세네차례씩 시장을 찾는 발행사들이 속속 생기고 있다. 외화채 발행 빈도가 늘자 이들은 조달 안정성 등을 위해 다양한 통화시장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초에 달러채를 대규모로 발행한 후 달러채로만 계속 조달할 수 없으니 하반기부터는 경쟁력이 보이는 이종통화로 관심을 넓히는 분위기"라며 "달러채 시장의 유동성은 여전히 견조하지만, 점차 이종통화와의 차이가 좁혀지고 있어 경쟁력 있는 시장 포착에 나서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달러채 발행세도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KDB산업은행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전력공사 등이 이번 달 북빌딩을 목표로 조달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중동발 불안 심리가 다시 부각되고 있는 점은 변수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제유가가 5% 넘게 폭등하기도 했다.
물론 글로벌 채권시장은 올해 중동 리스크 속에서도 견조한 분위기를 이어왔다. 연초부터 발행물이 쏟아지고 있는 것은 물론, 금리 인하 기대감 등에 힘입어 탄탄한 투자 수요도 지속됐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달러채의 경우 신규 발행 프리미엄(NIP)이 좀 더 높아질 수도 있지만 올해 발행이 예년보다 빠르게 종료될 수 있는 데다 최근 포모사본드와 같은 로컬시장 조달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한국물 시장 분위기는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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